[풋볼리스트=가고시마(일본)] 권태정 기자= 울산현대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명가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특히나 두터워진 2선은 공격의 다양성을 노리는 윤정환 감독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2선 경쟁의 치열함은 연변푸더와의 연습경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올 겨울 울산 선수단은 많은 변화를 거쳤다. 김신욱, 김승규의 이탈로 소위 이름값은 떨어졌지만, 윤 감독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이정협, 서정진, 서명원 등 많은 선수를 영입하며 만족스러운 전력을 구축했다. 윤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면서 겉으로 보기에 화려함은 떨어졌지만, 튀는 선수 없이 탄탄한 경쟁 구도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김신욱은 울산이 하위스플릿행으로 부진할 때 혼자 18골을 기록하며 K리그 클래식 득점왕에 올랐다. 위기의 순간마다 울산을 구해낸 것은 김신욱이지만, 반대로 공격이 김신욱에게 편중되면서 단조로운 경기가 이어졌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새 판 짜기에 나선 윤 감독의 축구 철학에는 변함이 없다. 공격수들의 활동량을 중시하고 측면의 스피드와 돌파력을 적극 이용해 공격을 펼친다. 2선 중앙에는 지난해 제파로프에게 맡겼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할 선수가 선다. 윤 감독은 2선 자원들을 대거 영입하며 공격 조합의 선택지를 늘렸다. 베르나르도, 김인성, 서명원, 서정진(임대)이 합류하면서 기존 자원인 코바, 김승준과 경쟁한다.

선수들 역시 탄탄해진 전력과 경쟁 구도를 느끼고 있다. 수원삼성에서 임대 이적한 서정진은 “수원도 2선이 탄탄했는데, 울산도 만만치 않게 좋은 선수들이 많다. 경쟁의식이 절로 생긴다”고 말했다. 올림픽대표팀에 있다 최근 합류한 김승준은 “기사로 영입 소식을 접하면서 작년보다 주전 경쟁이 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4일 일본 가고시마 후레아이스포츠랜드에서 열린 연변과의 연습경기는에서 울산의 두터워진 2선을 실감할 수 있었다. 45분씩 3쿼터로 진행된 이번 연습경기에서 윤 감독은 최전방에 이정협, 2선에 코바, 베르나르도, 김인성을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중 윤 감독은 역시나 공격수들의 활동량을 강조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 할 때 "더 빨리, 더 깊이" 뛰어들어갈 것을 주문했다.

울산은 경기 초반 잔디와 연변이 가져온 슈퍼리그 공인구에 대한 적응 문제로 고전하다, 1쿼터 후반부터 차차 경기력이 나아졌다. 예상대로 코바와 김인성이 빠른 돌파를 이용해 연변 수비들을 괴롭혔다.

2쿼터에서는 김승준, 서정진, 서명원이 교체 출전해 호흡을 맞췄다. 이들은 기술 면에서 연변 수비수들을 앞서며 공격을 풀어나갔다. 특히 서정진이 활발히 움직이며 공수 양면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서정진은 “수원에서는 주로 측면에서 많이 뛰었는데, 울산에서는 좋아하는 포지션인 중앙에서 뛸 수 있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울산은 1쿼터에 코바의 페널티킥 골, 2세트에 정승현의 골이 터지며 앞서갔다. 이후 연변의 역습으로 김승대에게 골을 허용했지만, 3세트에서 연변의 자책골과 박지우의 골이 연달아 터지며 4-1 대승을 거뒀다. 올해 들어 프로팀을 상대로 거둔 첫 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직접 넣은 3골이 페널티킥과 세트피스로 만든 골이라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필드골이 없다는 것은 공격진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아직 부족하다는 의미다. 윤 감독은 “이제 시작 단계다. 보완할 점이 많다. 시간을 갖고 공격 조합을 맞춰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선택지를 얻은 윤 감독은 지난해 약점으로 꼽힌 공격의 단조로움을 탈피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울산은 치열한 경쟁 체제를 통해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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