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이부스키(일본)] 권태정 기자= “다른 팀들은 이렇지 않던가요?”

일본 가고시마 이부스키에서 진행 중인 울산의 동계훈련에서 눈에 띈 것은 선수단의 밝은 분위기였다. 훈련 중 울산 선수들은 끊임 없이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눴고, 웃음 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윤정환 감독은 훈련 분위기가 화기애애해 놀랍다는 이야기에 “다른 팀들은 이렇지 않은가?”라며 반문했다.

토모 피지컬 코치는 몸풀기에 게임 방식을 접목했다. 일명 ‘꼬리 잡기’다. 5~6명이 한 조가 되어 한 명의 술래를 정하고, 술래에게 잡히지 않으면서 술래의 허리춤에 걸린 훈련용 조끼를 잡아채는 것이었다. 선수들은 웃음 가득한 얼굴로 훈련에 임했다.

울산의 훈련 분위기가 원래부터 화기애애했던 것은 아니다. 울산 관계자는 “1월 태국 치앙마이 전지훈련 때부터 생긴 변화”라고 했다. 울산에서 2년 차를 맞이한 윤 감독과 선수들의 낯 가림이 사라진 것이 분위기 변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약 10년 간의 일본 생활을 접고 지난해 K리그에 감독으로 돌아온 후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특히, 한국 선수들만의 특성이나 문화를 파악하는 것이 그랬다. 이는 지난해 K리그 클래식 7위라는 아쉬운 성적의 한 원인으로까지 이어졌다.

윤 감독은 보다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택했다. 다정다감하게 선수들을 챙겼다. 훈련 때에도 선수들과 함께 뛰며 마음의 간격을 좁혔다. 울산의 훈련은 선수와 코칭 스태프가 한 데 섞여 구분이 어려울 정도였다. 윤 감독은 “치앙마이에서부터 웃고 떠드는 분위기를 이어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밝다는 것은 선수 각각의 의욕이 크다는 증거다. 윤 감독은 “태국에서 체력 훈련을 힘들게 시켰는데도 오히려 더 분위기가 좋다. 선수들이 훈련에 대해 의욕을 보이고 있다. 쉬게 해준다고 해도 안 쉬겠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웃었다.

울산은 이번 일본 전지훈련부터 윤영길 한국체육대학 교수를 멘탈 코치로 초빙했다. 윤 교수는 지난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멘탈 코치를 맡아 16강 진출에 일조한 바 있다.

김광국 울산 단장은 “지난해 한 차례 강연을 진행했었는데 선수들의 반응이 좋았다. 이번에는 보다 장기적이고 깊은 멘탈 코칭을 위해 초빙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승이 이어지던 중에 윤 교수의 강연이 선수들의 정신력을 일깨우는 데 도움이 됐고, 울산은 시즌 막판 11경기 무패를 거뒀다.

윤 교수 강연의 핵심은 팀의 목표와 가치, 전지훈련의 목표를 명확히 전달하고 공유하는 데 있다. 감독의 의도와 동료간의 생각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윤 교수는 선수들과 직접 면담을 통해 개개인의 정신력 역시 진단하고 처방할 계획이다.

지난해 울산의 부진이 길어진 것은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능력의 부재 때문이었다. 김승준은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는 것이 반복되면서 분위기가 점점 더 안좋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보다 위기를 잘 넘기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기가 닥쳤을 때 이를 덮어두지 않고 내면에 있는 불안을 직시하고 해소하는 것이 멘탈 코칭을 통해 이뤄디는 것이다.

울산의 밝은 훈련 분위기에 대해 윤 교수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윤 교수는 “훈련 전에 긍정 정서를 만들고 훈련을 하면 그 성과는 훨씬 커진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더 구체적인 관찰이 필요하겠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울산이 팀으로서 점점 단단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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