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가고시마(일본)] 류청 기자= “그런데 박지성은 지금 뭐하고 있나?”

30일, 일본 가고시마 현립육상경기장에서 만난 마쓰이 다이스케(35, 주빌로이와타)가 갑자기 물었다. 이날 벌어진 연변푸더와 연습경기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이었다. 한국 U-23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카타르로 갔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진지하게 답하던 마쓰이는 박지성 이야기를 꺼낸 이후 웃음을 자주 보였다. 마쓰이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박지성과 교토퍼플상가에서 함께 뛰었다.

“박지성은 깍쟁이다. 이 말은 꼭 전해달라.”

말문을 연 마쓰이는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박지성이 왜 깍쟁이냐는 질문에 “돈이 그렇게 많은데 나를 만나면 밥을 사지 않는다”라며 크게 웃었다. 이어 “일본에 와서 식사를 하면 돈은 내가 낸다. 나보다 훨씬 더 돈을 버는 데 말이다”라고 입을 삐죽거렸다. 마쓰이의 입담에 주위에 있던 주빌로 스태프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마쓰이의 농담은 계속됐다. 마쓰이는 “박지성이 나보다 선배다. 그래서 선배가 밥을 사야 하지 않느냐고 항의하면 ‘여기는 일본이야’라고 말한다”라며 “자기가 편할 때는 선배고, 밥을 먹을 때는 아니다”라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박지성과 마쓰이는 절친한 사이다. 프로 초년병 시절을 함께 보냈고, 각자 유럽으로 떠났다. 박지성은 2002년 PSV에인트호번으로 떠났고, 마쓰이는 2004년 프랑스 리그의 르망으로 옮겼다. 둘은 이후에도 우정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쓰이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 인터뷰에서 “박지성이 골(그리스전)을 넣은 것을 보면서 나도 넣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마쓰이는 경기가 다시 재개되려는 순간에 기자에게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이 사진을 박지성에게 보내달라. 그리고 꼭 내 말을 전해달라”며 마지막으로 농을 쳤다. 마쓰이는 같은 날 저녁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지는 한국과 일본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 결과를 예상해달라는 마지막 질문에 “나는 일본사람이니 당연히 일본이 이길 거라고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르망을 거쳐 AS생테티엔, 그르노블(이상 프랑스), 톰톰스크(러시아), 디종(프랑스), 슬라비아소피아(불가리아)에서 뛰었던 마쓰이는 지난 2012년 주빌로로 돌아왔다. 마쓰이는 지난 시즌 J2(2부리그)에서 26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으며 팀의 J1 승격을 이끌었다. 감독은 일본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나나미 히로시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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