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권태정 기자= “내년에 다시 승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정협(24, 부산아이파크)의 말은 본심이었을까?

이정협은 16일 오후 서울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진행된 대한축구협회 주최 ‘축구사랑나눔 봉사활동’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5일 소속팀 부산의 강등이 결정된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자리한 것이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선 이정협은 최근 뜨거운 감자인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입을 열었다. 부산이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면서 이정협이 K리그 클래식 구단들의 영입 관심선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정협은 “아직 확실한 것이 없기 때문에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2013년 부산에서 데뷔한 이정협은 상주상무에서 복무를 마치고 지난 10월 원소속팀 부산으로 복귀했다. 1년 9개월간 이정협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국가대표 공격수로 성장했다. 자연히 이정협 영입을 노리는 K리그 클래식 구단이 생길 수 박에 없다. 실제로 기업 구단 3곳 정도가 이정협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정협이 거취 문제에 조심스러운 것은 소속팀 부산이 팀에 남아 주기를 강력히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등의 충격에서 조금씩 헤어나오고 있는 부산은 내년도 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치진 개편을 시작으로 다음 시즌을 위한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최영준 부산 감독은 새로운 코치진과 함께 선수단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기존 34명 선수단 중 절반 이상이 물갈이 된다. 이 중 이정협은 최 감독 입장에서 반드시 남아야 할 선수다. 국가대표 공격수이자 부산 유스 출신인 이정협은 팀 전력과 이미지 모두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는 것이다. 최 감독은 "미팅을 통해 (이정협에게) 내년에도 함께하자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정협은 봉사활동에 앞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년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에 대한 질문에 “올해 팀에 복귀 한 뒤 잔류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부상을 당하면서 그러지 못했다. 팀에도 팬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 크다. 내년에 승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얼핏 부산에 남아 내년 시즌을 함께하겠다는 이야기로 들렸지만, 앞서 “확실한 것이 없다”는 말과 이어질 수 없는 내용이었다. 보다 본심이 드러난 발언은 카메라가 없는 자리에서 나왔다. 이정협은 “선수라면 챌린지보다 클래식에서 뛰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더 잘 하는 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정협의 엇갈린 발언은 이정협이 처한 난처한 상황을 대변한다. K리그 클래식에서 뛰고 싶은 욕심을 강력히 표현하고도 싶으나 소속팀이 확고히 잔류를 원하고 있는 상태에서 성급한 발언을 하기도 어렵다. 공교롭게도 이날 봉사활동은 부산 구단주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함께했다. 정 회장은 이정협이 도착하자마자 반가운 얼굴로 먼저 악수를 청했다.

이정협은 지난달 말 경기 중 입은 발목 부상으로 인해 재활 훈련을 받고 있는 상태다. 연탄을 지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려야 하기에 다소 무리가 될 수도 있었다. 봉사활동 참여를 정중히 거절했어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지만 이정협은 열심히 연탄을 날랐다. 본심을 밝히지 못한 것은 하나가 아닐 지도 모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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