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한국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민재(한국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한민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모든 국가 중 세트피스 수비가 가장 약한 편이다. 대회 전부터 누구나 알 수 있는 약점이었고, 이 때문에 가나전에서 패배했다. 포르투갈 상대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까.

3일(한국시간) 한국은 포르투갈을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1무 1패로 승점 1점을 따는 데 그쳤지만, 이미 2승으로 16강행을 확정한 포르투갈에 승리한다면 경우에 따라 조 2위를 차지할 수 있다.

한국의 세트피스 수비가 약한 이유는 제공권 부족 때문이다. 세트피스 수비를 할 때는 평균신장보다도 제공권이 준수한 선수의 숫자가 중요하다. 한국은 우루과이전 선발 라인업에서 이 조건을 충족하는 선수가 김민재, 김영권, 정우영 단 3명이었다. 가나전에서는 조규성이 최전방에 투입되면서 4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주제 무리뉴 현 AS로마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세트피스 수비에 제공권 좋은 선수가 5명 이상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세트피스 수비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지역을 버리고 문전 제공권만 최대한 챙기는 방식으로 수비 전략을 짜 왔다. 문전에 한국 선수 6명을 일렬로 배치, 공의 낙하지점을 최대한 확보하게 함으로써 장신 선수의 수적 열세를 보완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우루과이 상대로 디에고 고딘의 헤딩이 한국 골대를 맞힌 데 이어, 가나전에서 2실점 모두 세트피스로 내주며 약점을 가리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특히 가나전 2실점은 가장 승리할 법했던 상대에게 내준 거라 더 뼈아팠다.

포르투갈이 앞선 2경기를 조금이라도 분석했다면 한국의 세트피스 약점을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포르투갈 주전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주력이 감퇴했지만 점프력은 전성기와 그나마 비슷하기 때문에 위력적인 헤딩슛 옵션이다.

한국은 한 가지로 정해둔 세트피스 수비법에 찬착하다가 가나전에서 오히려 아쉬운 수비를 했다. 지나치게 문전만 막는 데 신경 쓰다가, 코너킥이 아닌 프리킥 수비를 할 때도 방어선을 너무 뒤에 형성했다. 또한 헤딩을 따낸 뒤 이 공이 땅에 떨어지면 주울 선수를 덜 배치하는 벤투 감독의 수비법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 2차 기회를 내준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부분적인 보완은 가능할지 몰라도 근본적으로 선수들의 키를 키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가장 제공권이 좋은 선수 김민재가 종아리 부상으로 제대로 힘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 문제가 더 크다.

한국이 이 점에 대한 묘안을 내지 못한다면, 세트피스 기회를 덜 내주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상대가 코너킥이나 프리킥 기회를 잡으면 최선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떨어지는 공을 따내는 데 신경을 더 쓰는 것이 그나마 가능한 방법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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