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 A, B, C, D조 조별리그가 마무리된 가운데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6개국 중 카타르, 이란, 사우디아라비아가 탈락하고 호주가 16강에 진출했다. 아시아 축구의 성적표는 이제 한국과 일본의 3차전 결과에 달려있다

지난달 21일 개막한 카타르 월드컵은 아시아 국가들의 선전을 기대할 만한 요소가 많은 대회였다. 우선 참가국 숫자 자체가 많았다. 역대 가장 많은 AFC 소속 국가들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한국, 일본, 이란, 사우디가 아시아 최종예선에 할당된 본선 직행권 4장을 따냈다. 카타르는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고, 호주는 페루와의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 한 자리를 차지했다.

카타르를 비롯해 이란, 사우디 등 인근 서아시아 국가들은 개최국 프리미엄을 기대했다. 이전 월드컵에서 힘을 못썼던 국가들이 안방에서 성과를 낸 사례들이 있었다. 첫 아시아 월드컵이었던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개최국 한국과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2010 월드컵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비록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지만 프랑스(2-1), 멕시코(1-1)를 상대로 선전하며 1승 1무를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 호주는 카타르와 멀리 떨어져 같은 대륙이라도 개최국 프리미엄을 누리기 어려웠지만, 월드컵 주요 상대국인 유럽과 남미 국가들이 이점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이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자국에서 열린 2002 대회는 물론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도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낸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6개국 중 4개국이 조별리그를 마친 시점, 생존한 국가는 호주뿐이다. 카타르는 오랜 준비가 무색하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우디는 아쉽게 탈락했다. 1차전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격파하는 이변을 이뤄내고도 실책과 부상 악재가 겹치며 2, 3차전을 연달아 패했다. 자국 내 반정부 시위로 대회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던 이란은 웨일스에 1승을 거뒀지만 한발 더 나아가지 못했다.

반면 가장 힘들게 월드컵에 진출한 호주는 여전히 들쭉날쭉한 경기력에도 착실히 승점을 쌓았다. 점유율, 슈팅 횟수 모두 밀렸던 튀니지, 덴마크전에서 1-0 승리를 따내 조 2위를 차지했고, 그 결과 16년 만의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남은 국가는 E조의 일본, H조의 한국이다. 두 나라 모두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일본은 1차전 강호 독일을 2-1로 꺾으며 ‘도하의 기적’을 썼지만 2차전 코스타리카에 발목을 잡혔다. 마지막 상대는 조 최강팀 스페인이다. 또 한 번 기적을 꿈꿔야 하는 상황이다. 승리하면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 무승부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한국도 3차전에서 조에서 전력이 가장 강한 포르투갈을 만난다. 16강 진출 조건은 일본보다 조금 더 까다롭다.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음에도 1, 2차전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해 자력 진출이 불가능하다. 무조건 포르투갈을 꺾고 가나와 우루과이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난관을 뚫고 토너먼트에 오른다면 아시아 축구는 새 역사를 쓴다. 지금껏 16강에 AFC 소속 국가가 가장 많았던 대회는 2002, 2010 월드컵이었는데, 당시 한국과 일본, 2개국이 토너먼트 무대를 밟았다. 두 번째 아시아 개최 대회에서 3개국 진출에 도전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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