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다르 아즈문(이란). 게티이미지코리아
사르다르 아즈문(이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스타 플레이어들의 투혼이 이란의 승리에 발판이 됐다.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에 위치한 아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2차전을 가진 이란이 웨일스를 2-0으로 꺾었다.

이란은 이날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고대했던 1차전에서 잉글랜드에 2-6으로 대패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 예상은 했지만, 말 그대로 충격적인 참패였다. B조 다른 두 국가, 웨일스와 미국은 승점 1점을 나눠가졌기 때문에 이란이 2차전에서도 패한다면 16강 진출이 조기 좌절되는 상황이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필승을 다짐하며 핵심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을 선발로 내세웠다. 아즈문은 이날 경기 전까지 A매치 66경기 41골을 기록한 이란 대표 스트라이커다. 유럽 무대에서도 통하는 공격수로, 2019-2020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바 있다. 현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어04레버쿠젠에 몸담고 있다.

실력이나 성과를 놓고 보면 선발 출격이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최근 부상이 있었다. 오른쪽 종아리 근육 부상을 당해 지난 9월 말 이후 월드컵 전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월드컵 명단에 든 것도 극적이었다. 잉글랜드전에 교체 투입돼 약 2개월 만에 실전에 나섰는데, 케이로스 감독은 벼랑 끝에 선 상황이 되자 아즈문을 선발로 기용하기로 했다.

아즈문은 케이로스 감독의 바람 대로 위협적인 활약을 펼쳤다.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긴 했지만 전반 15분 알리 골리자데가 골망을 흔들 수 있도록 패스를 건네기도 했고, 전반 종료 직전에는 사이드 에자톨라히의 크로스를 따라 문전으로 쇄도해 웨인 헤네시 웨일스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후반 6분에는 에산 하지시피의 긴 패스를 따라 웨일스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다. 페널티박스 안까지 공을 몰고 간 뒤 슈팅으로 마무리했는데, 공이 골대에 맞았다. 계속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골리자데의 중거리 슛이 또 골포스트 맞고 나오자 후속 슈팅을 시도했다. 골키퍼에게 막혀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역시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다. 후반 13분 혼자 달려가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전에 부상당한 오른쪽은 아니었지만 반대 다리에 과부하가 온 듯 왼쪽 다리 통증을 호소했다. 이란 벤치는 빠르게 베테랑 공격수 카림 안사리파르드 투입을 준비했는데 아즈문이 조금 더 해보겠다는 사인을 보냈다. 결국 아즈문은 10분을 더 소화한 뒤에야 안사리파르드와 교체됐다.

다른 이란 선수들도 어떻게든 승리를 따내기 위해 상대와 적극적으로 부딪히고 한 발 더 뛰었다. 미드필더 에자톨라히, 아미드 누롤라히 등이 그라운드에 쓰러져 교체될 정도였다.

선수들의 투혼은 결국 승리로 이어졌다. 후반 추가시간 8분 누롤라히 대신 교체 투입된 미드필더 루즈베 체슈미가 중거리포로 결승골을 터뜨렸고, 경기 종료 직전 라민 레자이안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레자이안의 골까지 터지자 아즈문은 벤치에서 케이로스 감독의 목을 잡고 흔들며 격렬하게 승리의 기쁨을 표현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이란은 탈락 위기에서 벗어나 오히려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3차전에서 미국을 꺾는다면 자력으로 토너먼트행을 확정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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