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우루과이전 오른쪽 라인을 전술적 노림수로 활용했다. 오른쪽에 선 나상호와 김문환은 맡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지난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을 치른 대한민국이 우루과이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벤투 감독의 전술적 노림수는 오른쪽이었다. 벤투 감독은 오른쪽 풀백에 김문환, 윙어에 나상호를 넣으며 우루과이에 맞섰다. 

벤투 감독은 두 선수에게 중요한 임무를 맡겼다. 우루과이 왼쪽 라인과 맞붙는 대표팀 오른쪽 라인은 접전지로 예상됐다. 유럽에서 주목받는 유망주인 다르윈 누녜스(리버풀), 공격 가담이 좋은 마티아스 올리베라(나폴리)를 상대로 공격과 수비를 모두 해야 했다. 단순히 소속돼 있는 팀만 보면 열세라고 여길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나상호는 전반 초반부터 오른쪽 전방을 강력하게 압박했다. 올리베라가 당황할 정도의 에너지와 적극성을 보였다. 시작과 동시에 날뛰는 나상호를 막기위해 우루과이 수비 두 명이 붙었다. 나상호의 저돌적인 드리블에 올리베라가 뚫리자 왼쪽 센터백 호세 히메네스가 황급히 달려와 걷어내기도 했다.  

김문환이 공격에 가담하자 절호의 득점 기회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전반 33분 김문환이 하프 스페이스로, 나상호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정우영은 김문환에게 스루패스를 넣었고 김문환은 황의조를 봤다. 나상호는 골문쪽으로 쇄도하며 수비수 두 명의 시선을 끌었다. 황의조의 슛이 크로스바를 넘어가며 큰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날 한국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공격 장면이었다.

후반전에도 한국의 주 공격 루트는 오른쪽이었다. 후반 5분 나상호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손흥민에게 패스하며 슛 기회를 만들어줬다. 손흥민은 슛 대신 한 번 더 치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히메네스의 슈퍼 태클에 막혔다. 기회는 무산됐지만 슛까지 나왔다면 득점 장면이 될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이 구사한 전술은 축구에서 자주 사용되는 전술이다. 경기장 한쪽 측면으로 선수들을 몰아놓고 반대편에 공간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우루과이전에서는 오른쪽에서 공격이 시작됐지만 주로 마무리는 중앙이나 왼쪽에서 이루어졌다. 주로 전술 훈련을 많이 할 수 있는 클럽팀에서 잘 활용하는 전술이다.

나상호와 김문환은 모두 '확실한 주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벤투 감독의 전술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벤투 하에서 데뷔한 두 선수는 4년 내내 꾸준히 선발돼왔다. 김문환이 2018년 9월, 나상호가 2018년 11월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쭉 대표팀과  함께 했다. 전술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결국 4년 농사의 성공이었다. 월드컵까지 달려오기 직전까지 받았던 숱한 의문과 비판을 한순간에 씻어내는데 성공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