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서형권 기자
손준호.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벤투호가 카메룬전에서 손준호라는 새로운 옵션을 얻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친선경기에서 카메룬과 최종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34분 터진 손흥민의 헤더골을 끝까지 지키는데 성공했다.

이날 벤투 감독은 정우영(알사드) 대신 손준호를 선택했다. 1년 여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손준호는 앞선 코스타리카전 후반전에 정우영 대신 교체투입되며 복귀전을 치렀다. 당시 투입 직후 위험 지역에서 상대의 빌드업을 차단한 뒤 직접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는 등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카메룬전에서는 선발 명단에 오르며 증명할 기회를 얻었다. 

손준호 투입으로 미드필더 포진도 약간 변했다. 손준호와 황인범은 같은 선상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황인범이 수비 사이로 내려와 빌드업을 전개하면 손준호가 올라갔고, 손준호가 내려와 있을 때면 황인범의 위쪽에서 공을 받아줬다. 황인범과 정우영과 뛸 때는 상하로 위치가 구분됐지만, 황인범과 손준호는 같은 역할을 번갈아가며 소화했다. 

중원에서 역동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손준호는 정우영보다 기동력이 좋은 선수다. 이날 경기에서도 동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며 중원에서 볼 순환을 더 빠르게 만들었다. 무조건 수비 지역에 머무르며 빌드업을 시도하는 것이 아닌 하프라인 위쪽으로 올라가 패스를 풀어줬다. 손준호의 순간적인 가담은 중원 숫자 싸움에서도 도움이 됐고 상대에게 혼동을 가져왔다. 

과감한 패스 선택도 돋보였다. 손준호는 전반 5분 김문환을 향한 롱패스를 연결하며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전진패스 개수도 21개로 코스타리카전에서 11회를 기록한 정우영보다 많았다. 정우영은 수비적인 역할을 맡았기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손준호의 자신감이 더 좋았던 건 사실이다.

손준호 외에도 몇 자리가 변했다. 권창훈 대신 이재성이 들어갔고, 황의조가 아닌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투입해 손흥민을 위로 올렸다. 왼쪽의 황희찬까지 주력이 좋은 선수들이 전방에 포진하면서 공격 속도는 더욱 올라갈 수 있었다. 특히 이재성의 순간적인 패스 센스와 움직임은 한국의 공격에서 창의성을 높였다. 정우영은 수비 가담과 공을 받으러 움직이는 부지런함이 장점이다. 손준호를 비롯해 빠르고 부지런한 선수가 늘어나면서 3선에서 볼 순환이 잘 된 것이 전방에서 속도를 살리는데 도움이 됐다.

결과적으로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손준호의 활약으로 정우영의 자리가 마냥 위협받는다고 볼 수는 없다. 경쟁자지만 둘 중 한 명이 도태된다기보다 각각 다른 옵션으로서 가치를 보였다. 피지컬이 좋은 정우영과 기동력이 좋은 손준호를 상황에 맞춰 기용할 수 있다. 벤투호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3선에 옵션이 늘어난 건 긍정적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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