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감독(포항스틸러스). 서형권 기자
김기동 감독(포항스틸러스).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킹메이커’ 별명을 가진 김기동 포항스틸러스 감독이 1, 2위를 다투고 있는 두 팀을 모두 이겨야 공평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8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의 누리꿈스퀘어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A에 진출한 6팀을 대상으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홍명보 감독과 이청용(울산현대), 김상식 감독과 송범근(전북현대), 김기동 감독과 신진호(포항스틸러스), 조성환 감독과 오반석(인천유나이티드), 최용수 감독과 김동현(강원FC), 남기일 감독과 정운(제주유나이티드)이 참석했다.

본행사가 시작되기 전 감독, 선수들이 취재진과 만나 자유롭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포항을 정규라운드 3위로 이끈 김기동 감독은 최근 꾸준히 좋은 지도력으로 K리그의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포항은 파이널A 첫 경기부터 2위 전북과 만나고, 11일에는 1위 울산과 동해안더비로 맞붙는다. ‘킹메이커’로 불리기도 하는 포항의 김 감독은 “미안하지 않으려면 2경기 다 공평하게 이겨야 한다”며 재치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다음은 김기동 감독 인터뷰

흐름이 좋다. 파이널 그룹에서 기대하는 부분은?

올해 경기력을 생각하면 2경기 빼고 다 좋았다. 아쉽게 페널티킥을 내줘 비긴 경기가 있고, 비기다가 골을 먹혀 진 경기도 있지만 경기 내용 자체는 마음에 드는 한 해였다. 더 좋은 팀이 되려면 템포가 더 빨라져야 하고 세밀해야 한다. 빠르기만 하면 공을 잃게 된기 때문에 다 잡아야 한다.

아쉬웠던 2경기는?

서울전. 경기력이 정말 안 좋았다. 강팀이라면 경기력이 안 좋을 때 승점 1점이라도 가져가야 한다. 그리고 제주전이다. 우리가 1명 퇴장당하기는 했지만 아무것도 못하고 전반전부터 끌려갔다.

당시 잘 안됐던 부분은?

제주전은 잔디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그러다보니 실수가 나오고 많이 흔들렸다. 서울전 같은 경우에는 수비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준비했는데 상대가 잘 풀어냈다. 다음에 다시 경기를 하면 ‘어떻게 하자’고 말해준 것이 있었는데 못 만나게 됐다.

시즌 시작하기 전 울산을 우승 후보로 꼽았는데 변함 없나?

당연하다. 근래 안 좋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저력이 있는 팀이다.

최근 몇 년간 울산이 우승 경쟁을 하는데 있어 포항이 발목을 많이 잡았다.

이번에는 우리 홈에서 한다. 신경이 많이 쓰인다. 포항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팬분들에게 희망을 드리기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동해안더비를 하면 신경이 유독 쓰이나?

많이 쓰인다. 팬들의 염원이 있기 때문이다. 1년 중 1경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더 집중한다. 선수들도 더 집중하며 모든 역량을 끄집어낸다. 그래서 끝나면 그 이후 경기가 힘들다. 체력적인 소모도 많기 때문이다. 1년 내내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1경기에 집중하다보면 다음은 집중력이 조금씩 떨어진다. 동해안더비는 경기 자체도 힘들지만 그 이후에도 힘이 든다.

첫 경기부터 전북과 경기를 한다. 킹메이커라는 평가도 있는데

미안하지 않으려면 2경기 다 공평하게 이겨야 한다.

고영준 선수가 올림픽 대표팀에 가서 ‘포항의 레전드는 황선홍 감독님이 아닌 김기동 감독님이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예전에는 사회성이 없었는데 많이 생겼다. 1년 사이에 이렇게 바뀔 수 있나? (활약은 어떻게 봤나?) 내 새끼라 그런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공간과 찬스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잘 보였다. 다만 피니시 라인에서 슈팅이 골은 못 넣더라도 아슬아슬할 정도는 돼야 한다. 영준이한테 ‘슈팅이 그게 뭐냐?’고 말해줬다. 슈팅을 때리면 관중들 엉덩이가 들썩들썩해야 한다. 하지만 영준이 슈팅은 탄성밖에 안 들렸다고도 말해줬다.

포항은 힘들 것 같은 시즌에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신과 구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고 본다. 이것만으로는 팀이 단단해지지 않는다. 진호, 광호, 상협이처럼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생활하는 것을 보면 밑에 선수들이 안 따라갈 수가 없다. 후배들이 보고 배우는 환경을 만들었다. 거기에 내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큰 틀을 잡아줬다. 내가 원하는 전술을 선수들에게 입혔을 때 의구심을 가지면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안 된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내 그림에 잘 따라와주고 있다. 고참들도 어린 선수들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이끌어준다. 2019년에 감독 부임하고 2020년 넘어가며 선수 교체가 많이 안 됐으면 좋겠다고 구단에 말한 적이 있다. 윤곽이 드러나서 한 팀이 되려고 할 때 매년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가면 힘들어진다. 2021년 넘어갈 때는 또 많은 선수들이 빠져나갔다. 그럴 때 힘들다.

김기동 감독의 재계약 상황은?

아직이다. 최용수 감독님이 (포항 엠블럼) 찬 것 보더니 ‘그렇게 팀에 대한 애착이 많은 거면 도대체 몇 년이나 계약하려고 하는 거냐?’고 말씀하시더라.

신진호가 리그 베스트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운동 중독이다. 내가 그만 좀 하라고 말 할 정도다. 일화가 있다. 산 속에 있는 카페촌으로 넘어가는데 어떤 놈이 트레이닝복 입고 뛰는 거다. 휴가 때였다. 자세히 보니 신진호더라. 작년보다 올해 더 좋아진 부분이 있다. 나와 선수 생활을 1년 같이 했고 작년 지도자를 하면서 1년을 또 같이 했다. 의견을 많이 나누면서 진호 축구스타일, 내 축구스타일을 맞춰갔다. 갭을 줄이다보니 본인도 편안하게 축구를 하게 된 것 같다.

인천에 추격을 당하고 있다. 인천에 대한 평가를 해본다면?

무고사, 에르난데스가 있을 때와 다른 부분이 있다. 무고사가 있을 때는 그렇게 빠른 느낌이 아니었다. 에르난데스가 오니까 역습시 굉장히 빠르더라. 근데 또 에르난데스가 다쳤다. 그런데 감독님을 닮아서 그런지 팀이 아주 단단하고 견고하다.

선두 추격보다 ACL에 포커스를 많이 두고 있는 건가?

추격을 해야 ACL도 손 안으로 들어온다. 첫 경기 전북을 이겨야 상승세를 타서 ACL도 바라볼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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