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수원FC). 서형권 기자
지소연(수원FC).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수원] 조효종 기자= WK리그 데뷔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뒤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인 지소연이 다음엔 더 능숙한 세리머니를 선보여야겠다고 다짐했다.

18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현대제철 2022 WK리그 17라운드를 가진 수원FC위민이 보은상무에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한국 여자축구 간판' 지소연의 WK리그 데뷔전이었다. 지소연은 8년 간의 잉글랜드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난 5월 수원FC에 입단했다. 긴 기다림 끝에 8월초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를 통해 국내 무대 데뷔전을 치렀고, 이날 리그 데뷔전에 나섰다.

선발로 나선 지소연은 홈팬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전반 26분 김윤지의 슈팅이 상대 맞고 나오자 이를 다시 골대 안으로 밀어 넣어 WK리그 데뷔골을 신고했다. 그리고 후반 45분 타나카 메바에의 패스를 정확한 슈팅을 마무리하며 쐐기골을 터뜨렸다.

지소연은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수원FC 남자팀의 이승우를 연상시키는 세리머니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지소연은 세리머니에 대한 질문에 "팬분들이 보시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승우 선수가 춤을 잘 춰서 나도 연습을 조금 했는데 잘 따라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춤 연습을 조금 더 해야겠다"고 답했다.

다음은 지소연 기자회견 전문

경기 소감

이 날을 많이 기다렸다. 데뷔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경기장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선수들과 신나게 경기할 수 있었다.

박길영 감독이 특별히 주문한 내용이 있는지

우리 팀이 다른 팀들보다 공을 소유하고 있는 시간이 긴 편인데 박스 안 세밀함 면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 부분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오늘 실수가 많았다. 빨리 적응하고 싶다. 선수들과 더 발을 맞춰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첫 번째 골을 넣은 뒤에는 별다른 세리머니가 없었는데, 두 번째 골을 넣고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첫 번째 골은 '주워 먹은 골'이었다. 세리머니를 하기엔 흥이 나지 않았다. 두 번째 골 장면에서는 메바에 선수가 기다렸던 대로 패스를 보내줬다. 마무리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는데, 뜻대로 마무리해서 좋았다. 그래서 기세를 몰아 준비했던 승우 선수 세리머니를 했다.

오늘 관중 1,091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WK리그 올 시즌 최고 기록인데

WK리그 매 경기를 챙겨보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신 건 처음인 것 같다. 선수들이 좋아했고, 나도 기뻤다. 이런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르게 돼 감사하다. 그래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경기를 잘해야 팬분들이 다음 경기에 오실 마음이 생긴다. 오늘 찾아와 주신 분들께 감사 말씀 드리고 싶다.

WK리그 4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3위 화천KSPO와는 승점 4점 차다

화천KSPO 경기 결과를 신경쓰고 있지 않다. 자력으로 올라가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 끝까지 우리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겠다. 그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다.

이제 데뷔전을 치렀는데 올 시즌 리그 경기가 4경기만 남아 아쉬울 것 같다

경기는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주어진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데뷔전 경기력에 몇 점을 주고 싶은지

경기할 때 긴장을 하지 않은 편인데, 오늘 WK리그 첫 경기라 그런지 긴장이 됐다. 실수가 많았던 것 같아 아쉽다. 준비 잘해서 다음엔 더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고 싶다.

오늘 오전 여자축구 U20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이 치러졌다. 경기에서 패하면서 황인선호가 대회를 마감했는데

오전에 식사하면서 경기를 봤다. 나도 12년 전에 그 대회에 나갔다.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서 마음이 짠했다. 그래도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더라. 여자축구 미래가 밝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 선수들이 경험을 많이 쌓아서 A대표팀, WK리그, 해외 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고 싶다.

오늘 경기장을 찾은 팬분들께 한마디 한다면

먼저 수원FC 구단 마케팅팀 분들께 감사 말씀 드리고 싶다. 내 데뷔전이라고 노력을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다. 그동안 해외에서 뛰어서 내 경기를 보지 못하신 분들이 많다.  그분들께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이는 들었지만 경험이 많은 선수답게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머릿 속에 그렸던 데뷔전이 있었을 텐데

앞서 선수권 대회에서 상무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는데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했다. 공교롭게도 WK리그에서도 상무와 데뷔전을 치르게 돼 이를 갈고 있었다.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

세리머니를 준비했다고 했는데, 이승우 선수와 이야기를 나눈 건지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나도 팬분들이 보시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승우 선수가 춤을 잘 춰서 나도 연습을 조금 했는데 잘 따라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춤 연습을 조금 더 해야겠다

얼마 전까지 몸담고 있던 잉글랜드 여자축구가 유로 2022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잉글랜드가 우승할 줄 알았다. 잉글랜드는 내가 영국에 있을 때부터 유로 2022와 내년 월드컵을 목표로 계획을 진행했다. 좋은 분위기 속에 새 시즌 리그를 진행할 것 같다. 내가 가는 곳은 항상 대회에서 우승하더라. 한국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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