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안 루이스(나폴리). 게티이미지코리아
파비안 루이스(나폴리).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나폴리의 측면 공격, 중앙 수비, 골키퍼에 이어 중앙 미드필더까지 주전급 선수의 이탈을 앞두고 있다. 김민재를 리빌딩의 한 축으로 영입한 뒤에도 격변은 이어지는 중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여러 매체는 나폴리 미드필더 파비안 루이스의 파리생제르맹(PSG) 이적이 사실상 성사 단계인 것으로 보고 있다. 루이스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15경기를 소화한 스타 미드필더다. 오랫동안 눈여겨 본 레알마드리드는 무리한 지출을 줄인다는 정책에 따라 루이스가 내년 여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면 영입하려는 방침을 세웠고, 암암리에 교감한 루이스 역시 재계약도 이적도 없이 한 시즌 더 나폴리에 머루를 것이 유력했다. 그런데 PSG가 과감한 이적제안을 던졌다. 나폴리 측에서는 이적료를 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앗다. 루이스도 당장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와 호흡을 맞출 기회를 마다하지 않았다.

PSG의 선수단 구성을 담당하는 루이스 캄포스 어드바이저는 루이스를 오랫동안 고평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측과의 사전 교감은 PSG에서 직책을 맡기 몇 달 전부터 이미 시작됐다는 보도도 있다.

루이스의 출장시간과 기록만 보면 나폴리의 간판스타다. 지난 시즌 세리에A에서 중앙 미드필더 중 가장 긴 출장시간인 2,397분을 소화했다. 7골 4도움으로 공격 포인트도 탁월했다.

하지만 현재 보유한 선수들로도 루이스의 공백을 일단 메우는 데 무리가 없다. 출장시간만 보면 지난 시즌 2, 3옵션이었던 듯 보이는 앙드레프랑크 잠보 앙기사(1925분 2도움)와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1688분 1골)가 지난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호흡을 잘 맞췄기 때문이다.

현재 나폴리의 최고 미드필더는 앙기사다. 앙기사는 힘, 기술, 활동량을 겸비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다. 전방 압박 상황에서 비중이 크고, 빌드업할 때도 공을 직접 몰고 올라가 킬 패스를 찌르는 능력이 있다. 로보트카는 성향상 앙기사와 상호보완적이다. 로보트카는 지난 시즌 세리에A 패스 성공률 1위를 기록한 안정적인 패서다. 한 번에 득점 기회를 만드는 능력은 부족하지만 후방에서 공격의 맥을 잡아줄 수 있다.

루이스는 기본적으로 앙기사와 비슷한 자리에서 뛰되, 로보트카의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선수였다. 큰 체격과 뛰어난 기술을 겸비한 루이스는 직접 공을 끌고 올라가다가 킥으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것이 특기다. 앙기사와 역할이 겹쳤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지난 시즌 두 선수의 공존을 위해 루이스를 후방 미드필더로 배치하기도 했는데, 무난하게 소화해 냈다. 루이스의 출장시간이 가장 긴 건 한 포지션의 붙박이 주전이라서가 아니라 앙기사, 로보트카의 역할을 모두 해낼 수 있어서였다.

이처럼 루이스 이탈이 주전 조합에 큰 문제를 야기하진 않지만, 선수층에는 문제가 크다. 수비적인 미드필더 디에고 데메 역시 준수한 기량의 소유자지만 여전히 한 명이 더 필요하다. 새로운 미드필더를 부랴부랴 영입하거나, 기존 선수의 포지션 변환을 통해 대체자원을 마련해둬야 한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어 온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와 엘리프 엘마스 모두 공격수보다 미드필더 성향이기 때문에 4-2-3-1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도 이론적으로는 맡을 수 있다.

루이스의 대체자가 영입되지 않을 가능성을 논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섀도 스크라이커 자코모 라스파도리 영입이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사수올로에서 뛰어 온 이탈리아 대표 공격수 라스파도리는 나폴리 이적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나폴리는 루이스를 보내고 챙긴 이적료에 약간의 투자를 더해 라스파도리 영입을 빨리 마무리 지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라스파도리는 지난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10골 6도움을 기록했다. 라스파도리가 주전으로 자리잡는다면 지엘린스키, 엘마스의 출장시간은 모두 줄어든다. 두 선수의 후방배치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폴리가 프리 시즌 내내 4-2-3-1 포메이션을 고수했지만, 선수 영입에 맞춰 전술적으로 묘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스팔레티 감독은 약 15년 전 보여줬던 모험적인 성향은 많이 버렸지만, 여전히 팀을 위해 최적의 퍼즐을 찾을 수 있는 전술가다. 기습적으로 투톱을 도입하거나 스리백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느라 한창 머리가 아플지도 모른다.

이미 나폴리는 지난 시즌 주전 윙어 로렌초 인시녜, 주전 센터백 칼리두 쿨리발리, 주전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 로테이션 멤버였던 공격수 드리스 메르턴스와 결별했다. 이 자리를 윙어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수비수 김민재로 메운 상태였다. 새로운 주전 골키퍼 영입이 예고된 가운데, 라스파도리는 큰 틀에서 메르턴스의 대체자로 볼 수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기본으로 하되 최전방과 윙어 자리도 자주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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