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콘테 토트넘홋스펴 감독. 서형권 기자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홋스펴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챔피언스리그나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못할 게 또 있나요?"

현실주의자로 유명한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홋스퍼 감독이 사우샘프턴과 2022-2023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가진 사전 기자 회견에서 우승의 꿈을 말했다.

영국 현지 취재진이 꺼낸 질문은 지난 시즌은 4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룬 것이 성과였으니, 프리시즌부터 함께 한 올 시즌은 그의 야망대로 '국내 컵 대회' 우승을 목표로 삼느냐고 물은 것이었다.

콘테 감독은 지난시즌은 물론 프리시즌 기간에도 현재 프리미어리그를 선도하는 맨체스터시티와 리버풀과 격차가 크다고 말해왔다. 여기에 첼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전력 구성도 토트넘 이상이라고 평가해 아직 토트넘이 '중요한 대회' 우승을 이루기엔 갈 길이 멀다고 해왔다.

그러던 콘테 감독이 토트넘의 새 시즌 목표는 우승이라고 했다. 올 여름 폭풍 영입을 통한 자신감일까? 그런 것은 아니다. 콘테 감독의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다. 토트넘은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 팀이다.

“잉글랜드 리그는 우승하기 어려운 곳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경쟁력을 갖추고자 하죠. 지난 시즌보다 발전하고 싶고, 그게 우리 목표입니다. 제게 맨시티나 리버풀에 대해 물으신다면, 제 대답은 두 팀이 세계 최고의 팀이라는 것입니다. 같은 감독이 7년째 이끌고 있죠. 차이를 좁히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맨시티와 리버풀을 따라잡으려고 1억 파운드(약 1,574억 원)를 써서 6명의 선수를 영입했는데, 그들은 1, 2명의 선수를 사는데 1억 파운드를 씁니다. 그게 차이입니다. 따라가려고 하지만 그들은 앞을 지키고 있어요. 그들은 앞설 자격이 있죠. 같은 감독, 클롭, 과르디올라, 투헬 감독과 아주 좋은 훈련을 하고 있으니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강한 팀이 되려면 안정성과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 명확한 이상이 있어야 합니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이 차이를 좁혀야 합니다.”

콘테 감독은 여전히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이 앞서 있고, 첼시도 우세한 팀이라고 말하면서도 이제 경쟁은 해볼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 여름에 무려 6명의 선수 영입이 이뤄졌고, 남기고 싶은 선수들과 함께 하고 있으며, 이미 7개월의 시간을 토트넘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이제는 최선을 다해보면 뭔가 이룰 수도 있겠다는 최소한의 가능성은 생긴 것이다. 이제 콘테의 팀이 만들어지고 있고, 지금 토트넘이 '자신의 팀'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내 목표와 구단의 목표는 계속 발전하는 겁니다. 우리는 7개월 전부터 발전의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꼭 들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게 됐으나 우승을 노려야죠." 

해리 케인(왼쪽), 손흥민(이상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해리 케인(왼쪽), 손흥민(이상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모든 면에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우리가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전 우리가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무대의 최고의 팀과 경쟁하려면 한 단계 더 올라설 필요가 있다는 걸 압니다. 우리는 자만하거나 거만해져선 안됩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오직 일하고, 일하고, 일해서 피치 안팎으로, 최고의 클럽이 되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향에 있고, 발전하고 있으며, 우리의 가치를 경기장 안팎에서 높이는 게 목표입니다.”

토트넘의 수준이 7개월과는 달라졌다. 그리고 2022-2023시즌을 치르며 더 발전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야망을 가질 정도는 된다. 그리고 토트넘에 내 커리어를 헌신해도 좋겠다는 믿음이 생겼다는 의미다.

손흥민(왼쪽), 콘테 감독(오른쪽). 서형권 기자
손흥민(왼쪽), 콘테 감독(오른쪽). 서형권 기자

“같은 감독이 오랜 시간 일하면 지속성을 갖추게 됩니다. 아이디어와 비전이 이어지고, 클럽을 위한 최선의 상황으로 발전하고, 시즌마다 발전합니다. 비전이 하나로 유지되니까요. 감독이 바뀌면 다른 비전으로 바뀝니다. 한 감독이 오래 일하면 이런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함께 일하며 지속성이 강화되죠. 선수, 클럽, 감독 모두요. 전 이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7개월동안 일했으니 지금은 전보다 선수들과 훈련하는 게 쉬워졌습니다. 선수들이 이제 제가 원하는 걸 알고 축구적 지식도 습득했고, 전술적 요소도 성장했고, 신체적인 면도 좋아졌고 정신적으로도 좋아졌어요. 서로를 잘 알게 됐으니까요. 이게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콘테는 하얀 거짓말은 않겠다며 토트넘의 장기 집권 감독이 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신중하게 말했다.

“난 시즌이 시작할 때, 도중에 어떤 말을 했는데 1시즌, 2시즌 뒤 상황이 바뀌고 말을 바꾸게 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전 이게 싫어요. 난 솔직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안좋은 일이라도 난 거짓말보다 진실을 말할 겁니다. 좋은 거짓말도 싫습니다. 난 거짓말이 싫어요. 거짓말쟁이들을 혐오합니다.” 

콘테 감독의 토트넘은 2022-2023시즌에 우승을 노린다. 어떤 대회가 될지는 모르지만 참가하는 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 FA컵, 카라바오컵 중 최소한 하나는 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를 위해 전 포지션에 걸쳐 더블 스쿼드 구축에 매진했다. 콘테 감독이 직접 말했듯 1억 파운드 짜리 선수를 영입하지는 못했으나 6명의 괜찮은 선수를 보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리그 최고의 공격 듀오로 꼽히는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기량이 무르익었다.

영국 공영 방송 BBC에서 패널로 활약 중인 22명의 축구 전문가들 중 17명이 토트넘의 성적을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3위로 전망했다. 에버턴 미드필더였던 리온 오스만은 "수비 문제만 해결한다면 다크호스가 될 것이다. 이미 대단한 공격진에 히샬리송까지 가세해 균형이 더 갖춰졌다. 손흥민 말고도 배후로 뛰어들어갈 선수가 생겨 어떤 팀도 이길 수 있는 공격을 갖췄다. 콘테의 리더십까지 더해 어떤 팀도 부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맨시티와 리버풀이 앞서 있지만 콘테의 토트넘이 이 구도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을지, 손흥민이 다시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의 중심에 있을지, 2022-2023시즌 프리미어리그는 8월 6일 문을 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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