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수원삼성은 올해 또 위기 탈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수원삼성은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 중 하나다. 창단 당시 모기업 삼성전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창단 3년차에 리그 우승을 거뒀고 4년차에는 리그, 리그컵, 슈퍼컵까지 3개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2000년대 들어 국가대표 선수들로 꾸려진 화려한 선수단으로 ‘레알 수원’이라는 표현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몇 시즌은 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은 리그 8위에 머물렀고 2021시즌은 6위에 오르며 파이널 A(상위 스플릿)에 진출했지만 이후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올 시즌은 현재 리그 10위에 위치해 있다. 지난 대구FC전 승리로 순위를 한 단계 올렸지만 아직 강등권이다. 

수원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건 이번 시즌의 단기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없다. 지난 수 년을 돌아보면 크게 두 가지 원인이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든 것이고, 내부적으로는 선수 영입과 감독 선임에 성공 사례가 적었다는 것이다. 

수원은 지난 2013년 구단 운영 주체가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2013년 290억 원에 달했던 지원금이 현재는 180억 원 선으로 떨어졌다. 수원삼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비슷한 시기 삼성전자는 산하 스포츠단을 매각하거나 제일기획으로 이관시켰다.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역시 모기업 지원이 줄면서 예전 위용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줄어든 예산에 확실한 영입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지원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빅네임 영입보다는 가성비가 좋은 선수들을 데려와서 잘 쓰는 방향으로 영입을 진행했다. 군 전역자들을 데려오거나 FA 선수과 구단 유스들을 끌어올리며 선수단을 채웠다. 이렇게 데려온 케이스 중 현재까지 주축으로 남아있는 선수들은 김태환, 강현묵 등 유스 선수들 정도다.

외국인 공격수 영입에 애를 먹었다. 2019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애덤 타가트 이후 영입된 선수들이 모두 실패했다. 크리피치, 니콜라오, 제리치 모두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떠났다. 올 시즌 야심차게 데려온 그로닝 역시 아직 리그 데뷔골을 넣지 못했다.

최근 감독 교체도 잦았다. 6년간 팀을 지휘했던 서정원 감독이 떠난 뒤 이임생 감독과 박건하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1년 7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사령탑이 자주 바뀌면서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팀을 만드는 건 불가능했다.

위 원인들과 비교한다면 최근 수원은 변화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당장 성적은 강등권이지만 희망이 보인다. 감독 선임에 있어 고집해오던 ‘리얼블루’를 내려놨다. 이병근 감독이 팀 레전드 출신이긴 하지만 선임 과정에서 수원과 관련없는 지도자 두 명과 나란히 검토한 결과였다. 또한 다른 팀과 영입 경쟁을 통해 확실한 선수들을 영입하며 선수단을 다시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정승원, 안병준 등이 그런 케이스다.

※ '풋볼리스트'는 K리그의 이슈에 대한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주간 기획 기사 시리즈 '하드K리'를 마련했다. 더 풍부한 내용은 팟캐스트 '뽈리FM'의 프로그램 '하드K리'를 통해 전한다. 팟빵과 오디오클립을 통해 청취할 수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