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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S] 축구중계의 이면 | ① 문화 차이가 화면에 미치는 영향
풋볼리스트 | 승인 2015.05.09 09:19


[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풋볼리스트’는 지난 6일 K리그 중계 제작을 파헤친 기획 ‘채널F 1호 TV 속의 K리그’를 공개했다. 당시 취재 과정에서 미처 담지 못한 축구 중계 이면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각 리그마다 발생하는 중계화면의 차이부터, 월드컵이 축구중계에 미치는 영향, 각국별 하이라이트 현황까지 안방에서 만나는 축구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같은 대본이라도 어떤 감독이 메가폰을 잡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될 수 있다. 감도의 취향과 철학이 화면에 드러내는 차이는 크다. 축구 중계도 마찬가지다. 각 리그 별로 축구 문화오 경기 스타일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TV 중계 화면에도 차이가 있다.

유럽 축구를 선도하는 잉글랜드, 독일, 프랑스는 축구 중계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4년 마다 한 번씩 열리는 세계축구의 제전 월드컵 중계도 이들 제작진이 한데 모여 진행한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앙 중계를 제작해온 이들이 중심이 되어 세계 각국에서 모인 방송사가 월드컵 축구 중계를 만든다.

매 경기 중계를 마친 뒤 각 경기를 진행한 PD들은 평가회와 같은 시간을 갖는다. 서로가 제작한 중계 화면을 두고 아쉬운 점과 보완할 점, 좋았던 점들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월드컵은 세계 축구 전술 교류의 장일 뿐 아니라, 중계 기술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한국 방송사는 화면 제작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지만 한국 경기 중계를 위해 이 현장에 함께 한다.

2006 독일월드컵 중계 현장을 찾았던 백정현 KBS PD가 기억하는 일화가 있다. 잉글랜드 출신 중계 연출자가 독일 중계진이 제작한 화면을 두고 “너무 멀리 잡아서 역동성이 떨어진다. 더 타이트하게 잡아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독일 출신 연출자는 “그것은 너희들은 관습일 뿐 타이트하게 잡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박일해 KBS PD는 이 상황에 대해 “선수들이 좁은 구역에 타이트하게 모여 있고, 공이 포백에 있다고 쳐 보자. 이때 철학에 따라, 어떤 PD는 전체를 다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이 곧 공격수에게 갈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어떤 사람은 공 위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다. 그게 독일과 영국의 차이다. 이걸 한 프레임으로 잡을지에 대한 것이 철학”이라며 논쟁의 쟁점을 설명해주었다.

전통적으로 힘과 속도, 킥 앤 러시 방식의 축구를 구사해온 잉글랜드는 EPL의 스피디한 경기 스타일을 더 생동감 있게 잡기 위해 타이트한 화면을 선호한다. 선수를 최대한 가깝게 잡고, 많은 선수들이 한 화면에 들어오는 먼 거리 화면은 되도록 쓰지 않는다.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무대가 EPL이기 때문에 많은 축구 팬들도 EPL의 역동적 화면을 선호한다. 원거리 화면에 대해선 쉽게 지루함을 느낀다.

그러나 경기장을 넓게 사용하면서 패스 플레이를 중심으로 경기를 만드는 무대의 경우 이 같은 타이트한 화면이 경기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대표적으로 공간과 간격, 패스를 중시하는 무대다. 기술력의 차이도 있지만, 대체로 정적인 원거리 화면을 송출하는 경우가 많다. 독일 역시 때로는 타이트한 화면을 잡지만, 원거리 화면을 적절히 보여준다.

경기 성향에 따라 중계 연출은 달라질 수 있다. KBS의 경우에도 지난 4월 18일 진행한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에서 초고속 카메라를 2층이 아닌 1층에 배치했다. 현란한 기술을 잡기 위해선 높은 각도에서 내려다 보는 쪽이 좋지만, 치열한 몸싸움과 육박전을 잡기에는 낮은 각도에서 잡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슈퍼매치는 후자의 상황이 더 자주 나오는 경기다.

카메라 배치와 화면 연출에는 이처럼 경기 스타일과 특성에 대한 고려가 반영된다. 정답은 없다. 다만 현장이 아닌 집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얼마나 이 경기를 더 재미있게 전달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을 뿐이다.


취재=한준, 김정용, 권태정 기자
사진=SBS스포츠, 스카이스포츠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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