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오스트리아 대표로 활약해 온 유명 수비수 마르틴 힌터레거가 극우 인사와 친분이 있다는 논란 후 약 보름 지나 은퇴를 선언했다.

분데스리가 구단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는 23일(한국시간) 소속 선수 힌터레거가 은퇴한다고 밝혔다. 힌터레거 및 대리인과 진지한 대화를 이어 온 끝에 은퇴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힌터레거는 자국 신흥 강호 레드불잘츠부르크에서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센터백 중 한 명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황희찬과 팀 동료였다. 이후 독일의 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 아우크스부르크, 프랑크푸르트를 거치며 뛰어난 선수로 인정 받아 왔다. 오스트리아 대표로 67경기 4골을 기록했다. 손흥민, 이재성과 동갑인 30세다. 은퇴하기에는 이른 나이다.

힌터레거는 구단을 통해 내놓은 은퇴 성명에서 1년 전부터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예전만큼 승리가 기쁘지 않았고, 패배는 두 배로 아팠다”며 동기부여를 잃은 지 오래 됐다고 고백했다. 프랑크푸르트는 지난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힌터레거는 유로파리그 시즌 베스트 11에도 선정될 정도로 좋은 활약을 했다. 힌터레거는 유로파리그 도전 덕분에 조금이마나 열정을 되살려 한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스트레스가 심했던 힌터레거는 최근 정치적 논란에 휘말렸다. 시즌 종료 후 고향인 오스트리아 시르니츠에서 ‘힌티 컵’이라는 아마추어 축구대회를 주최했다. 이때 극우 정치인 하인리히 시클과 손을 잡은 것이 문제였다. 시클은 네오나치 전력이 있는 극우 정치인이었다. 힌터레거가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 뒤에도 비판은 한동안 이어졌다.

힌터레거는 은퇴 성명에서 “최근 몇 주 동안 ‘힌티 컵’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음을 안다. 매우 유감이며, 깊이 사과드린다. 극우 및 혐오 사상을 배척하는 입장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최근 사태 역시 정신적으로 힘든 요인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프랑크푸르트는 최근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맞아 전력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스카우트에 강점이 있는 팀 컬러를 살려 각국의 유망주들을 영입하는 와중에 베테랑 미드필더 마리오 괴체로 경험까지 챙겼다. 하지만 힌터레거가 남긴 큰 공백을 메우려면 추가 영입이 필요해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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