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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3년차, 공격수 1년차’ 주민규의 변신
풋볼리스트 | 승인 2015.04.17 03:28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포지션을 바꾸는 건 선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 유망주였던 줄리우 밥티스타는 22세였던 2003년 세비야에서 갑자기 섀도 스트라이커로 포지션을 바꿨다. 갑자기 한 시즌에 20골을 넣었다. 진짜 재능을 발견한 계기였다. 이후 레알마드리드, 아스널, AS로마, 말라가를 거친 스타 선수가 됐다.

서울이랜드FC의 주전 공격수로 깜짝 발탁된 주민규(25)도 포지션을 공격수로 바꾼 뒤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주민규는 15일 열린 K리그 챌린지 상주 원정 경기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상주 수비 뒤로 빠져 들어간 주민규는 김재성이 찍어 찬 스루 패스를 오른발로 절묘하게 받았다. 수비수 곽광선과 골키퍼 양동원이 방해하기 전에 재치 있게 날린 슛이 골문 구석에 꽂혔다. 서울이랜드는 2-3으로 졌지만 주민규는 감각을 선보일 수 있었다.

주민규는 앞선 11일 선문대와의 FA컵에서도 한 골을 터뜨렸다. 현재까지 서울 이랜드가 모든 대회를 통틀어 넣은 6골 중 공격수의 득점은 주민규의 2골 뿐이다. 상주전에서는 외국인 공격수 보비와 라이언 존슨 모두 벤치로 밀어내고 선발로 뛰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공격수가 될 줄은 몰랐다. 주민규는 고등학교 때까지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화려한 기술이 없고 체격이 좋은(183cm 82kg) 특징 때문에 대학교 때부터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봤다. 2013년 고양에 입단한 뒤에도 줄곧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공격수들이 부상당하면 종종 최전방도 소화하며 두 시즌 동안 7골을 넣었지만,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서울이랜드 창단을 준비하던 마틴 레니 감독이 고양 경기를 보러 갔을 때, 마침 주민규가 최전방으로 이동해 뛰었다. 이 경기를 인상깊게 본 레니 감독은 영입을 위해 처음 접근할 때부터 파격적인 이야기를 했다. “넌 공격수로서 완벽한 자질을 갖췄다. K리그에 등지는 플레이를 잘하는 공격수가 없으니 네가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 우리 팀에서 공격수로 시작하자.” 주민규는 혼란에 빠졌다.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면 계속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서울이랜드로 이적했다. 공격수 훈련을 시작했을 땐 너무 어려웠다. 주위에서 할 수 있다고 많이 격려해 준 것이 다행이었다. 아직도 배우는 단계다.” 주민규는 공격수에게 필요한 전술적 움직임, 순발력을 키우는 훈련 등에 집중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황선홍 포항스틸러스 감독의 현역 시절 영상을 찾아보며 참고하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 공격수 중에서 수비를 등지는 플레이에 능한 선수는 이동국 정도다. 김신욱은 장신이지만 골대를 등지기보다 마주보고 플레이하는 편이다. 주민규가 포지션 변신에 성공한다면 희소가치가 있다. 레니 감독은 주민규가 키는 크지 않지만 무게중심이 낮고 완력이 좋다는 점을 높이 샀다.

주민규는 FA컵에서 넣은 서울이랜드 첫 골에 대해 “골 덕분에 자신감이 붙었다. 이젠 1대1 상황에서 더 자신 있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주전에서 연속골을 넣은 뒤에는 “이제 이기는 경기에서 골을 넣고 싶다. 퇴장(전반 24분 신일수) 이후에도 10명이 끈끈하게 플레이했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팀이 더 단단해질 것이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서울이랜드는 상주전에 이어 18일 안산경찰청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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