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흔해빠진 예측은 가라!"

‘풋볼리스트’가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득점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많은 후보자들을 철저히 검증하기 위해 나섰다. “발이 빠르다, 골 결정력이 좋다”와 같은 일반적인 평가를 기대하지 마시라. 후보자들을 향한 솔직하고 냉정한 평가를 공개한다. <편집자주>
 
후보자1. 아드리아노(대전시티즌, 2014시즌 K리그 챌린지 득점왕)

난 찬성!
김동환: 챌린지에서 엄청난 득점력을 보여줬다. 아드리아노를 직접 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클래식에서도 충분히 득점왕이 가능하다"고 했다. 뻥은 아니겠지?
한준: 클래식에 와서도 아드리아노의 골감각은 달라지지 않는다. 문전 진입을 허용한다면 많은 팀이 막기 어려울 것이다. 하위스플릿 팀들을 상대로 몰아치기도 가능하다. 

난 반대!
류청: 혼자 골을 만드는 선수는 아니다. 서명원과 김찬희가 도와줘야 하는데, 박스 안으로 들어오기가 쉽지 않을 거다. 공을 잡아야 골을 넣는다.
김환: 이곳은 K리그 챌린지가 아니다. 클래식이다. 수비수의 수준이 한 수 위다. 그리고 아드리아노의 분석 영상은 각 구단이 모두 가지고 있다.
김정용: 아드리아노는 작년에 안산경찰청을 상대로도 비교적 고전했다. 클래식에는 안산보다 좋은 수비진 투성이다.
정다워: 득점왕은 무리다. 챌린지와 클래식의 수준 차이는 분명 있다. 게다가 대전은 하위권 팀이다. 득점왕이 되려면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후보자2. 이동국(전북현대, K리그 통산 최다득점기록 보유자)

난 찬성!
류청: 지겹지만, 어쩔 수 없다. 고기를 한두 번 먹었나? 신체적인 능력은 떨어졌겠지만, 에닝요+에두+한교원+레오나르도=득점왕이다.
김정용: 당신이 선수라면, 하늘같은 동국이 형에게 어시스트를 바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할 것 같지 않나?
정다워: 올해에도 여전히 최고 스트라이커일 것 같다. 큰 부상이 없는 한 득점왕에 가장 근접할 것이다. 

난 반대!
김동환: K리그를 대표하는 위대한 공격수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전북의 외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팀 플레이어'로 더 거듭날 것이다.
한준: 부상과 체력저하로 자신과의 싸움이 쉽지 않을 시즌이다. 에두와의 주전 경쟁 속에 많은 득점을 분담할 것이다.
김환: 전북은 로테이션 정책을 사용한다. 에두와 역할을 나눠 가져야 한다. 득점 감각을 의심하지 않으나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득점 수도 줄어들 것이다.

후보자3. 김신욱(울산현대, K리그 최장신 공격수 '인간 철퇴')

난 찬성!
김동환: '간다, 간다, 간다는데, 가나? 안가나?' 해외 진출을 꿈꿨지만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꿈은 여전하다. 꿈보다 강한 동기부여는 없다. 제대로 보여주면 제대로 간다.
한준: 절치부심했다. 부상으로 오랫동안 쉬면서 몸과 마음 모두 충전이 끝났다.
정다워: 윤정환의 축구에서 가장 빛나는 건 원톱 스트라이커다. 울산에 계속 있는다면 득점왕을 할 것 같다. 

난 반대!
류청: 김신욱은 위협적이다. 하지만 위협의 크기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단신들의 악착 같은 도전을 버텨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김환: 김신욱은 득점보다는 도와주는 능력이 더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이타적으로 변하고 있다. 어쩌면 도움왕이 가능할지도.
김정용: 최근으로 올수록 플레이에 생각이 많아졌다. 성장통을 겪을 수도. 좋은 플레이는 하겠지만 골은 줄어들 것이다.

후보자4. 스테보(전남드래곤즈, 검증된 외인 '오프사이드 브레이커')

난 찬성!
한준: 교과서적 원톱. 꾸준했고, 모범적이었다. 언제든 득점왕이 가능한 선수다. 팀 분위기만 따라주면 가능하다.
김환: 도와줄 선수가 가장 풍부하다. 팀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종호, 안용우, 레안드리뉴, 이창민, 오르샤 등과 사이만 좋다면 득점왕 유력.
김정용: 똘똘하다. 최전방뿐 아니라 측면에 배치해도 잘 했던 선수다. 감독이 바뀐다고 경기력이 떨어질 것 같진 않다.

난 반대!
류청: 오프사이드라인을 달리는 기술은 인정한다. 그래도 득점왕을 노릴 정도는 아니다. 힘으로 득점왕하던 시대는 지났다.
김동환: 대단한 결정력을 보여줄 선수다. 멋진 도우미도 많다. 하지만 스테보를 득점왕으로 만들어 줄 '최고'의 도우미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
정다워: 10골 이상은 넣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어려울 것이다. 전남이 좋은 팀인 것은 맞지만 득점왕을 배출할 만큼 공격력이 좋을지는 미지수다. 

후보자5. 정조국(FC서울, 10대에 이미 한국을 흔든 '패트리어트')

난 찬성!
류청: 놀라지 마시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 일을 낼 수 있는 존재가 스타다. 열아홉에 한국을 들었다 놓았던 선수다.
 
난 반대!
김동환: 정조국이 문제가 아니다. FC서울의 공격력이 문제다. 나이도 적지 않은데 공격진의 소년가장이 될 수는 없다.
한준: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김환: 외롭다. 서울의 사실상 유일한 원톱이다. 서울은 수비를 잘하는 팀이지 공격을 잘하는 팀이 아니다. 많은 골을 넣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김정용: 데얀이나 전성기 몰리나가 옆에 있으면 모를까, 작년까지 수비 축구하던 서울에서 많은 골을 넣는 것이 가능할까.
정다워: 서울은 올해에도 수비 축구를 할 것 같다. 10골 이상 넣는 선수는 없을 것 같다.

후보자6. 케빈(인천유나이티드, 돌아온 벨기에산 '폭탄')

난 찬성!
한준: 케빈의 힘과 높이는 당해낼 수비가 없다. 김도훈 감독도 골잡이 케빈을 살려줄 계획을 구상했을 것이다.
김환: K리그의 찰리 오스틴(QPR, 올 시즌 EPL 14골)을 꿈꾼다. 팀의 순위는 낮으나 혼자서 고군분투할 것이다. 
김정용: 누텔라 바른 와플처럼 중독성 있는 플레이를 할 것이다. 키 큰 선수의 헤딩은 팀 전력이 약해도 충분히 가능한 공격 패턴이다.

난 반대!
류청: 케빈은 믿는다. 이천수와 안진범 그리고 김도혁은 “글쎄”다. 아! 케빈에게 한 마디. 전북을 상대로 세리머니를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런 걱정은 마시라.
김동환: 케빈의 어깨에 너무나 많은 것이 있다. 모든 선수들과 함께 준비한 초반에는 반짝할 수 있다. 하지만 중반기 이후에는…, 소년가장 한 명 추가요!
정다워: 4년간 인천에는 두 자릿수 골을 넣은 선수가 없었다. 스트라이커 부재도 있었지만 그만큼 도우미들의 역할이 미비했다. 케빈도 득점왕까지 가는 것은 무리다.
  
후보자7. 산토스(수원삼성, '축구는 키로 하는 게 아니다')

난 찬성!
류청: 십자인대가 없어도 골은 들어간다. 수비와 골키퍼의 예측을 비웃는 슈팅은 K리그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김정용: 눈치왕이다. K리그에서 못한 시즌이 하나도 없다. 수원이 어떤 축구를 하든 눈치껏 자기 플레이를 유지할 것이다.

난 반대!
김동환: 팀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 수원의 득점왕?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리그의 득점왕은 글쎄요….
한준: 올 시즌에는 직접 득점 보다 동료의 득점을 도울 것이다. 정대세, 카이오, 레오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여전한 활약이 기대되나 골을 독식하기는 힘들다.
김환: 정대세가 지난 시즌보다 좋아졌다. 역할을 나눠 가져야 한다. 자연스럽게 골도 나눠 가질 것이다.
정다워: 너도 나도 공격 축구를 하겠다는 말을 일단 믿는다. 원톱 스트라이커들이 골을 더 많이 넣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산토스는 자연스럽게 순위권에서 밀린다.

정리= 류청 기자
그래픽= 조수정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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