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축구협회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 캡쳐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축구협회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 캡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15일 한국을 상대하는 아이슬란드 멤버 중 유독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스벤 아론 구드욘센이다.

한국과 아이슬란드는 터키 안탈리아에서 15일 저녁 8시(한국시간) 국가대표 평가전을 갖는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대표팀 소집 기간이 아니라서 두 팀 모두 소속팀이 휴식기인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했다. 한국은 K리거 위주다. 아이슬란드도 자국 리그를 비롯해 리그 휴식기인 미국, 노르웨이, 스웨덴 리그 소속이 주를 이뤘다.

구드욘센은 아이슬란드 축구 사상 최고 스타인 아이두르 구드욘센의 아들이다. 또한 할아버지인 아르노르 구드욘센 역시 아이슬란드 대표였다. 아이슬란드 대표가 3대로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아르노르와 아이두르는 1996년 당시 대표팀 경기에서 직접 교체되는 진풍경으로 화제가 됐다. 아이슬란드에는 성이라는 개념이 따로 없이 아버지의 이름에 ‘손’을 붙여 성처럼 쓰는 경우가 많지만, 구드욘센 집안은 성을 쓰기 때문에 쉽게 가족임을 알아볼 수 있다.

스벤 아론은 아버지만큼 큰 재능의 소유자는 아니다. 아버지 아이두르는 17세 때 네덜란드 명문 PSV에인트호번으로 이적했고, 22세에는 자신을 대표하는 팀인 첼시로 이적했다. 반면 스벤 아론은 24세가 되었지만 빅 리그로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의 소속팀이었던 바르셀로나 유소년에서 축구를 배웠지만 이후 이탈리아 리그 도전에 실패했다. 최근에는 덴마크, 스웨덴 1부 리그를 전전하며 교체멤버로 뛰고 있다.

스벤 아론의 현재 기량은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이번 아이슬란드에서는 중용될 수밖에 없다. 기존 대표팀 중심이었던 길피 시구르드손, 콜베인 시그도르손, 아론 군나르손 등이 성범죄를 비롯한 스캔들로 대표팀에서 일제히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대체할 새 공격진을 찾는 중인데, 그 멤버들조차 공식 A매치 데이가 아니다보니 반토막 났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12일 우간다와 먼저 친선경기를 가졌는데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득점한 욘 다디 보바르손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서 꾸준히 뛰어 온 공격수다. 현재로선 보바르손이 가장 경계할 만한 선수다.

한편 이번 아이슬란드 대표팀 24명 중 20명의 이름이 손(son)으로 끝난다. 유명한 아이슬란드식 작명법 때문이다. 대부분의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성씨가 없다. 아버지의 이름 뒤에 남자는 ‘손’을 붙이고, 여자는 ‘도티르’를 붙여서 성 대신 쓴다. 옛 북유럽 관습이 가장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마블 영화를 통해 유명해진 북유럽 신화 주인공 토르 오딘손이 ‘오딘의 아들 토르’라는 뜻인 것과 같은 작명법이다. 그래서 영화 속 토르가 미국인 필 콜슨(Coulson)을 만났을 때 “콜의 아들 필”이라고 부르는 유머가 나올 수 있었다. 최근 소집된 아이슬란드 여자 대표팀 명단을 보면 1명만 빼고 모두 ‘도티르’로 끝났다.

사진= 아이슬란드 축구협회 소셜미디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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