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륜도(안산그리너스). 풋볼리스트
김륜도(안산그리너스).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안산] 조효종 기자= 안산그리너스의 'No.18' 김륜도는 등번호를 선택한 순간부터 10골 8도움을 목표로 삼고 있다.

프로 8년 차 공격수 김륜도는 올 시즌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시즌을 보냈다. K리그2 공격수 중 가장 오랜 시간(3,131분) 경기장을 누비며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골인 9골을 터뜨렸고, 4도움도 기록했다. 이전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던 2019년 6골 5도움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처음으로 리그 득점 10위권 안(9위)에도 진입했다. 공격포인트 개수로는 윌리안(경남FC)과 함께 공동 5위다. 2021시즌 K리그2를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한 명이었다.

득점력이 올라가게 된 배경은 욕심을 갖게 된 것이다. 데뷔 초에는 공격포인트보다는 팀플레이에만 집중했다. 상대 수비수들과 적극적으로 부딪히고 동료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팀에 헌신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험이 쌓이면서 그게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공격수는 골을 넣어야 했다.

'풋볼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륜도는 "지금은 공격수로서 더 욕심을 부려야겠다고 느낀다. K리그2 득점왕 안병준 선수의 경기를 보면 항상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를 한다. 스트라이커는 분명 어느 정도 골에 대한 욕심이 있어야 한다. 그게 팀에 도움이 되는 길이다. 반성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김륜도는 올 시즌 데뷔 후 가장 많은 슈팅 횟수(52회)를 기록했다. 앞선 두 시즌 합산 수치(53회)와 비슷한 수준이다.

김륜도의 늘어난 '득점 욕심'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지표는 페널티킥 득점이다. 이전까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적이 없었던 김륜도는 안산 이적 후 공격수이자 팀의 주포로서 직접 페널티킥을 책임지는 빈도가 높아졌다. 지난 시즌 1골, 올 시즌 4골이 페널티킥 상황에서 나왔다.

불붙은 득점 본능 덕분에 지난 8월 K리그2 24라운드 부천FC1995전에는 프로 데뷔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017년 창단한 안산의 첫 해트트릭이기도 했다. 김륜도는 "당시 3골 차로 지고 있어 따라붙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그때 페널티킥을 얻었다. (이)상민이가 차겠다고 했는데, 내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페널티킥을 하나 더 얻게 됐을 때도 내가 찼다. 넣어서 다행이었다(웃음). 그런데 결국 3-4로 져버려서 해트트릭을 하고도 덤덤했다. 나중에 구단 관계자분에게 들어보니 구단 역사상 첫 해트트릭이라고 하시더라. 패배에 대한 감정이 사그라든 뒤여서 그땐 기분이 좋더라.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긴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김륜도(안산그리너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륜도(안산그리너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개인적으로 뜻깊은 시즌을 보냈음에도 김륜도는 시즌 종료 후 진행된 'K리그2 대상 시상식' 베스트11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당사자는 후보 명단을 보고 순순히 납득했다. 그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명단을 보니 좋은 공격수들이 많긴 하더라. 안병준, 조나탄(FC안양), 발로텔리(전남드래곤즈) 같은 선수들은 나보다 골도 많이 넣었고, 팀 순위도 높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웃음). 조금 더 분발했다면 후보에 올라갈 수 있지 않았을까.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데 동기부여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2년 연속 7위에 그친 안산은 새로운 마음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지난달 25일 조민국 감독을 4대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임종헌, 김정우 코치도 합류했다. 팀이 조민국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범함에 따라 김륜도는 커리어 하이를 뒤로하고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겠다는 각오다. "일주일가량 신임 감독님과 함께 했는데, 선수들의 자율성을 존중해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수단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새로운 감독님께 신뢰를 받기 위해 신인이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목표는 이미 정해져 있다. 공격포인트 욕심에 눈을 뜬 뒤부터 설정해 둔 목표다. "등번호를 18번으로 정하면서 항상 10골 8도움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드디어 한번 해보나 싶었는데, 시즌 중반 침묵이 길어져 목표 달성을 다음 시즌으로 미루게 됐다. 꼭 10골 8도움을 하고 싶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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