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아탈란타). 게티이미지코리아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아탈란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이 경질위기를 넘겼다. 아탈란타를 꺾은 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역전골 덕분이기도 했지만, 이에 앞서 상대 수비진 붕괴라는 행운이 있었다.

21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2021-2022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F조 3차전을 치른 맨유가 아탈란타에 3-2 승리를 거뒀다. 맨유가 2승 1패로 조 선두에 올랐다. 아탈란타는 1승 1무 1패로 비야레알과 승점 동률인 가운데 3위에 머물렀다.

맨유의 대역전승이었다. 아탈란타가 전반 15분 마리오 파살리치, 전반 29분 메리흐 데미랄의 연속골로 앞서갔다. 맨유는 후반 8분 마커스 래시퍼드, 후반 30분 해리 매과이어, 후반 36분 호날두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전에 아탈란타가 더 효율적인 축구를 보여줬지만 불안요소는 있었다. 두 팀이 정신없이 공수를 교환하는 축구는 아탈란타의 특기였지만 핵심 선수 메리흐 데미랄이 부상 조짐을 보였다. 데미랄은 코너킥을 받아 헤딩골을 넣었을 뿐 아니라 래시퍼드 등이 문전으로 파고들 때 환상적인 태클로 막아내는 등 최후 저지선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었다. 그런데 데미랄은 가끔 허벅지 뒤쪽을 만지며 다리를 절었다.

결국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데미랄이 빠지고 후보 센터백 마테오 로바토가 투입되면서 아탈란타는 급속도로 무너졌다. 아탈란타는 이미 부상자가 많은 상태였는데, 수비진에 집중됐다는 것이 문제였다. 주전 좌우 윙백 로빈 고젠스와 한스 하테부어의 자리는 요아킴 멜레와 다비데 차파코스타가 그럭저럭 잘 메웠다. 그런데 센터백 베라트 짐시티, 하파엘 톨로이, 데미랄이 차례로 빠지면서 주전 스리백이 다 붕괴된 타격은 컸다. 남은 건 주전급 센터백 중 가장 기량이 떨어지는 호세 루이스 팔로미노, 이번 시즌 영입해 아직 즉전력감으로 보지 않았던 유망주 로바토, 급히 센터백으로 자리를 변경한 미드필더 마르턴 더론뿐이었다. 심지어 센터백 숫자가 부족할 경우 가장 먼저 포지션을 바꿨던 하테부어까지 없어서 아탈란타 수비진은 2진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더론이 스리백으로 옮긴 여파는 중원 장악력 약화로 이어졌다. 더론은 아탈란타 중원에서 가장 수비력이 좋은 선수다. 맨유 원정 같은 어려운 경기에서는 비중이 더 커진다. 그러나 더론이 수비수로 이동하면서 중원은 레모 프로일러와 퇸 코프메이너르스가 구성하게 됐다. 특히 새로 영입된 코프메이너르스는 공을 오래 몰고 다니면서 직접 득점을 노리는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다. 아탈란타의 정신 없는 공격 속도에 아직 잘 적응하지도 못했다. 코프메이너르스가 불필요한 볼 키핑을 하다가 빼앗겨 역습을 허용하는 장면, 실점 상황에서 수비 위치를 잡지 못하는 장면 등이 반복됐다.

아탈란타가 조별리그 첫 패배를 당하면서 F조는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는 상태가 됐다. 1위 맨유(승점 6점)와 4위 영보이스(승점 3점)의 승점차가 1경기에 불과한데다 영보이스가 직접 맨유를 잡은 적 있어 장차 상대전적을 따질 경우에도 역전 가능성이 있다. 현재 UCL 8개 조 중에서 선두와 꼴찌의 승점차가 가장 적은 조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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