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그동안 증명해 낸 기량만 본다면 손흥민의 일방적인 우세가 예상됐지만, 아스널 전체가 더 뛰어난 경기를 하는 가운데 도미야스 다케히로의 활약상도 준수했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를 가진 아스널이 토트넘에 3-1로 승리했다. 두 팀 모두 3승 3패로 승점 동률을 이룬 가운데 아스널이 10위로 올라섰고, 토트넘이 11위로 떨어졌다.

이번 시즌 아스널로 이적한 일본 대표 수비수 도미야스의 세 번째 선발출장 경기였다. 도미야스는 아스널이 연승 행진을 시작할 때부터 선발로 뛰기 시작, 이제까지 자신이 뛴 경기에서 전승을 달성하며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스널은 박주영을 비롯한 여러 아시아 선수를 영입해 왔지만 주전으로 자리잡은 건 도미야스가 처음이다.

도미야스는 아스널의 라이트백이었고, 토트넘 간판스타 손흥민이 왼쪽 윙어로 출장하면서 두 선수가 포지션상 매치업을 이뤘다. 둘 다 풀타임을 소화했다.

포지션이 맞물리긴 했지만 경기 양상 때문에 직접 정면대결할 일은 드물었다. 아스널이 오래 압도했기 때문에 손흥민이 주도적으로 도미야스를 흔들기 힘들었다. 전반 22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을 폭발적으로 돌파해 슛까지 날렸는데, 이때 도미야스는 전방으로 올라가던 중이었기 때문에 역시 맞대결은 없었다. 다만 도미야스가 자기 자리를 비우며 손흥민에게 배후 공간을 크게 열어준 꼴이 됐다.

도미야스는 센터백까지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왼쪽의 키에런 티어니를 적극적으로 전진시키고, 도미야스는 종종 스리백 전환에 활용했다. 그러다가도 도미야스가 오버래핑 타이밍을 잡고 전방까지 올라가 부카요 사카를 지원하는 장면도 있었다.

토트넘은 패배했지만, 손흥민은 그 가운데 잠시나마 빛난 유일한 선수였다. 손흥민은 슛을 단 2회 시도했는데 하나는 선방을 이끌어냈고, 나머지 하나는 골이었다. 큰 경기에서 더 결정력이 높아지는 손흥민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발휘됐다. 전반전에 대량실점하는 바람에 손흥민의 골로 경기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도미야스가 아스널에서 성공적으로 주전자리를 꿰차면서, 앞으로도 북런던 더비는 손흥민과 도미야스의 ‘미니 한일전’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