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FC서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기성용(FC서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수원] 조효종 기자= 안익수 FC서울 감독이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는 베테랑들을 칭찬했다.

26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32라운드에서 서울이 수원삼성을 2-0으로 꺾었다. 후반 18분 조영욱, 후반 40분 나상호가 연속골을 넣었다. 서울은 지난 6일 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4경기 무패(2승 2무)다.

안 감독 부임 당시 서울은 말 그대로 위기 상황이었다. 순위는 리그 최하위로 떨어졌고,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이 대개 그렇듯 여러 잡음까지 나왔다. 데뷔전이었던 성남FC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비트코인 등에 빠져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논란을 묻는 질문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 서울이 약 3주 만에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9경기(2승 2무 5패) 동안 쌓았던 승점을 최근 4경기 만에 추가했다. 기성용, 고요한, 오스마르 등 베테랑이 중심을 잡고, 조영욱, 이한범, 이태석, 강성진, 백상훈 등 어린 선수들이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아직 10위로 강등권과 가까운 순위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한 상태다.

수원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 감독은 단기간에 분위기를 다잡은 비결을 묻자 베테랑들에게 공을 돌렸다. “성용이와 요한이, 오스마르가 선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당장 결과보다 팀에 새로운 요소들을 이식하는 과정이 관건이었는데, 선배들의 노고로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장 기성용은 기자회견 내내 안 감독의 답변에 자주 언급됐다. 안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경험하지 못한 전술을 빠르게 체득하는 과정, 조영욱의 득점력 향상에 모두 기성용의 역할이 있었다고 답했다.

베테랑들은 경기장 위에서도 모범이 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안 감독은 양쪽 풀백들을 미드필더 위치로 좁혀서게 하고, 양쪽 윙어들을 높은 위치로 전진시킨다. 자연스럽게 측면에 공간이 빌 수밖에 없는데,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고요한은 부지런히 경기장 좌우를 오가며 공간을 메웠다. 센터백 사이로 자주 내려가는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은 상대 원톱 정상빈과 경합 상황이 많았는데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막아섰고, 오스마르는 수원이 롱패스를 통해 역습을 시도할 때마다 적절한 위치 선정으로 공격 기회를 끊었다.

안 감독은 솔선수범하는 베테랑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영욱은 “감독님은 괜히 대선수가 되는 것이 아니라며 항상 선배들 숨 쉬는 것도 따라하라고 하신다. 나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동작 하나하나를 본받으라고 주문하신다. 경기 전후로 생활 습관까지도 똑같이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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