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 부통령 / 현지 중계 화면
수리남 부통령 / 현지 중계 화면

 

[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황제 축구? 나는 부통령이다! 내가 캡틴이며, 구단주다!'

한 국가의 부통령이 프로축구 무대를 누볐다. 친선 경기가 아니라 정식 경기다. 60세가 고령은 아니지만 프로축구 무대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경기에서는 참패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상대 선수들에게 현금도 뿌렸다. 

수리남의 수도 파라마리보에서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리그 경기가 펼쳐졌다. 유럽으로 치면, 유로파리그격의 대회다. 수리남의 인터르 뭉오타푸와 올림피아의 CD올림피아가 격돌했다.

모두의 시선을 이끄는 선수가 선발로 출전했다. 프로 축구 선수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외모의 주인공은 로니 브륀스베이크 수리남 부통령이었다. 정식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에 앞서 브륀스베이크 부통령은 인터르 뭉오타푸의 감독에게 출전 의지를 피력했고, 감독은 흔쾌히 허락했다. 

등번호 61번,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한 그는 후반 15분까지 82%의 패스 성공률(17회 중 14회 성공)을 기록했고 다미안 브륀스베이크와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내려왔다. 아들이다. 참고로 그는 슬하에 50명의 자식을 두고 있다.  

인터르 뭉오타푸는 0-6으로 패했다. 참다한 결과지만 감독은 경질 걱정이 없다. 브륀스베이크 부통령이 인터르 뭉오타푸의 구단주이기 때문이다. 

구단주인 동시에 선수, 주장으로 정식 등록되어 문제는 없지만 경기 후 도마에 올랐다. 상대 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라커룸에서 현금을 나눠주는 장면이 소셜미디어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세상에 퍼졌다. 영상 속 장면은 브륀스베이크는 상의를 탈의한 채 지폐를 나눠주고 있고, 상대 선수들은 서로 손을 뻗어 지폐를 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승부 조작의 혐의로 이어졌다. 

부통령의 현금 살포 / 트위터
부통령의 현금 살포 / 트위터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은 부통령 겸 구단주의 출전과 현금 살포와 관련한 사안 전반에 대해 정식 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한편 브륀스베이크 부통령은 수리남의 전 반군 지도자 중 한 명이다. 1980년대 쿠테타 세력인 수리남 해방군에서 요직을 차지했고, 현재까지 권력의 핵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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