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 산투 토트넘홋스퍼 신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누누 산투 토트넘홋스퍼 신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이종현 기자= 3-4-3, 3-5-2 등 스리백을 기반으로 하는 전술을 선호하는 누누 산투 토트넘홋스퍼 신임 감독과 손흥민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산투 감독은 2012-2013시즌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의 히우아브를 이끌고 감독 커리어를 시작해 세 시즌 동안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14-2015시즌 발렌시아를 맡은 첫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4위로 깜짝 호성적을 거뒀지만 2015-2016시즌 성적 부진으로 개막 후 3개월 만에 경질됐다.

2016-2017시즌 포르투를 이끌고 프리메라리가 2위를 차지했고, 2017-2018시즌 영국으로 건너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 있던 울버햄턴원더러스를 곧장 승격시키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산투 감독은 2018-2019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승격팀 울버햄턴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위권(7위·7위·13위)에 안착시켰다.

산투 감독은 선수 구성이 좋고 리그 강호였던 포르투에서는 점유를 기반으로 하는 플레이를 하곤 했지만, 울버햄턴에 부임 이후 점유율에 치중하지 않았다. 특히 EPL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포르투 시기를 제외하곤 평균 점유율이 50%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울버햄턴에서 산투 감독이 가장 선호했던 포메이션은 3-4-3이다. 산투 감독은 '실리적인 축구를 한다'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기본은 수비 안정이다.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하는 전술을 선호했다. 지난 세 시즌 울버햄턴에서 거둔 성적(47골 46실점, 51골 40실점, 36득점 52실점)에서 산투 감독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공수에서 고전했던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득점이 실점보다 많았다. 

산투 감독은 토트넘에서도 스리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간헐적으로 실험했던 포백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데다가 토트넘도 직전 시즌 수비로 고생했다. 모험을 택하기보다 익숙하고 성과가 좋았던 스리백을 플랜A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줄기차게 영입을 시도하고 있는 볼로냐의 센터백 도미야스 다케히로도 스리백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선수다. 도미야스는 센터백과 풀백을 오기면서 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포백에서는 어느 자리에서도 확실히 정착하진 못했다. 스리백의 오른쪽 스토퍼 역할이 잘 맞을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다.

토트넘이 스리백을 사용한다면 울버햄턴 시절 제자 맷 도허티도 고전했던 풀백보다는 윙백 위치에서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공격성이 짙은 왼쪽 측면 수비수 세르히오 레길론도 수비 능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스리백으로 보완할 수 있다. 벤 데이비스, 토비 알더베이럴트, 에릭 다이어, 다빈손 산체스는 전임 감독 체제에서도 여러 차례 스리백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산투 감독은 울버햄턴에서 최전방에 라울 히메네스를 세우고 왼쪽에 지오구 조타, 오른쪽에 아다마 트라오레 스리톱을 잘 활용했다. 트라오레가 주로 오른쪽 측면에서 직선적인 플레이를 하면 조타는 안쪽으로 쇄도하거나 히메네스와 콤비플레이로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토트넘에서는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무리 없이 이 임무를 소화할 수 있다. 왼쪽 윙백에 공격성이 짙은 레길론이 배치되면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연계 플레이를 하거나 골대로 직접 슈팅하는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상대에 따라 산투 감독은 종종 투톱(3-5-2)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 경우 손흥민은 케인과 함께 투톱으로 배치 될 것이 유력한데, 탕귀 은돔벨레나 지오반니 로셀소를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해 공격을 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측면 돌파뿐만 아니라 중원에서 연계 플레이가 많이 발전한 손흥민이 무리 없이 투톱으로도 전술에 녹아들 수 있을 전망이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장신 공격수 히메네스와 윙어 트라오레를 잘 활용했던 산투 감독이 케인과 손흥민 전술 조합도 잘 구성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수비를 강조하는 산투 감독의 특성상 토트넘도 울버햄턴처럼 수비 시 5-4-1 포메이션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수비 가담 능력을 갖춘 손흥민이 스리톱이든 투톱이든 수비 시 측면에서 수비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수비에 치중하더라도 스피드에 장점이 있는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역습이 핵심 공격 전술이 될 것이다. 지난 시즌 케인이 측면이나 후방으로 내려와 쇄도하는 손흥민을 향해 한 번에 킬패스를 찔러주던 공격 패턴이 재현될 수 있다.

산투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은 3-4-3 포메이션에서 스리톱으로 배치되든, 3-5-2에서 투톱으로 배치되든 개인 기량은 물론 산투 감독의 전술 성향상 잘 맞아 케인과 붙박이로 뛸 가능성이 높다.

20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훈련에 합류한 손흥민은 다음 달 맨체스터시티와 갖는 EPL 개막전에 앞서 잉글랜드 리그투(4부 리그)의 콜체스터유나이티드, 리그원(3부 리그)의  MK돈스, 첼시, 아스널과 친선 경기를 통해 산투 감독 축구에 녹아들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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