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과 김신욱이 회상한 첫인상은 한 편의 시트콤 같았다.

두 국가대표 선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위해 소집된 가운데 11일 저녁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대화를 가졌다. 앞선 2경기에서 무실점 전승을 거둔 한국은 이미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13일 레바논과 최종전을 갖는다.

둘은 2011 카타르 아시안컵 대표팀을 대비한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대표팀 벤치 멤버라서 ‘후보의 아픔’을 공유하며 친해졌다는 사연은 유명하다. 김신욱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솔직히 말해 보겠다. 제주도 20일 전지훈련 중 17일차였다. 방에서 쉬고 있는데 꿀 휴식을 방해하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 줬더니 팬이 한 명 들어오면서 ‘저 손흥민인데 사인 해 주세요’라더라. 그땐 함부르크 시절이니까 잘 몰랐지. 손흥민이라고 하니까 스포츠 뉴스에서 본 기억이 나더라.”

손흥민의 기억은 “문이 열리더니 거의 문만한 분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로 요약된다.

김신욱은 “그때 손흥민이 18살이고 내가 22살이었을 거다. 둘이 축구를 잘 해서 친해진 게 아니고 벤치에 있어서 친해진 거였다. 학교에서도 공부 잘하는 애들보다 못하는 애들끼리 뒷자리에서 라면 먹으면서 친해지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신욱은 손흥민에게 가장 감동적이었던 일화는 첫째 아이의 돌 선물이라고 했다. “공항에서 첫째 돌이라고 쓱 이야기했다. 그런데 갑자기 금 파는 데로 날 데려가더라. 거기서 거의 열 돈 가까운 목걸이를 사줬다니까. 지금처럼 많이 벌지도 못할 때인데.”

과거 대표팀 훈련에서 수비수 역할을 맡았을 때, 김신욱은 손흥민이 의외로 막을 만 했다고 밝혔다. “난 수비수를 잘 하는데 뒤를 못 막는다. 문선민, 황희찬처럼 빠른 선수는 막을 수 없다. 그런데 손흥민은 우리 둘 자 주전자였던 시절에 많이 박아 봤는데 말로 방해하니까 멘탈이 많이 흔들리더라.”

김신욱의 몸싸움 능력 이야기가 나올 때도 손흥민은 둘의 유망주 시절 추억을 꺼냈다. 엘리베이터에서 김신욱이 ‘감옥’이라며 몸으로 가두는 장난을 많이 쳤는데 절대 빠져나가 수가 없었다고 한다.

어느덧 손흥민은 29세. 김신욱은 33세다. 대표팀 베테랑이다. 은퇴 질문이 나올 나이가 됐다. 손흥민은 “하나는 확실하다. 40세가 됐을 때 축구선수를 그만뒀다면 축구 관련된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난 축구를 하는 게 좋은 거지, 다른 선수를 가르친다든가 그런 건 하고 싶지 않다. 그건 확실하다”라며 지도자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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