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매과이어(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해리 매과이어(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강팀에도 약점은 있다. 12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유로 2020을 앞두고 우승후보 잉글랜드, 독일, 포르투갈의 불안요소를 점검해보기로 했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맹활약한 선수는 곧 당대 최강 선수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월드컵이나 유로에서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2002 한일 월드컵이 대표적이다. UCL 우승에 모든 힘을 쏟아 부은 레알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과 루이스 피구는 각각 부상과 에너지 고갈 때문에 형편 없는 월드컵을 치렀고, 프랑스와 포르투갈의 충격적인 탈락으로 이어졌다.

2020-2021시즌 유럽대항전에서 가장 강세를 보인 리그는 단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였다. UCL 결승에서 첼시가 맨체스터시티를 꺾고 우승했다.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서는 비록 우승에 실패했으나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결승까지 올랐다. 그리고 세 팀 선수는 당연히 잉글랜드 대표팀 제일 많다. 잉글랜드 선수단 중 맨시티 소속은 4명, 첼시 소속은 3명, 맨유 소속은 4명이다. 잉글랜드는 이들의 대표팀 합류를 늦추는 등 조금이라도 휴식을 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잉글랜드 팀들은 그렇지 않아도 가장 경기 부담이 큰 편이다. 다른 빅 리그에는 없는 리그컵까지 있어 한 시즌 경기 부담이 엄청나다. 맨시티의 경우 EPL 38경기, FA컵에서 4강에 오르며 5경기, 리그컵에서 우승하며 5경기, UCL에서 준우승하며 13경기를 치렀다. 한 시즌에 치를 수 있는 최다 경기에 근접한 61경기나 소화했다.

포지션별로 보면 센터백이 가장 불안하다. 맨시티의 존 스톤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해리 매과이어가 이루는 중앙 수비는 일단 탄탄하다. 그런데 UCL 결승까지 소화한 스톤스는 물론, 맨유에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며 EPL 71경기 연속 출장 신기록을 세운 매과이어 역시 유독 힘든 시즌을 보냈다. 센터백은 두 주전이 빠질 경우 타이런 밍스(애스턴빌라), 코너 코디(울버햄턴원더러스), 벤 화이트(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 중 한 명을 기용해야 하는데 모두 주전 듀오에 비해서는 실력과 경험이 턱없이 떨어진다.

특히 매과이어는 이번 대회를 정상 컨디션으로 시작할 수 없다. 지난 시즌 막판 애스턴빌라를 상대로 부상을 입은 뒤 개막전을 목표로 회복해 왔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센터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리백으로 돌아갈 거라는 전망도 있다. 잉글랜드는 13일(한국시간) D조에서 가장 큰 라이벌인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대회 첫 경기를 갖는다. 최근 4-3-3이나 4-2-3-1 등 포백 기반 전형을 추구했지만, 매과이어의 부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썼던 3-4-3 포메이션으로 돌아갈 거라는 분석이다. 이 경우 스톤스가 중앙 수비를 맡고 원래 풀백인 루크 쇼와 카일 워커가 각각 스토퍼로 배치될 수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스리백 전환시 워커가 스토퍼로 뛴다는 걸 염두에 두고 라이트백을 3명 선발했다.

골키퍼 역시 체력과 별개로 불안요소다. 줄곧 주전으로 기용해 온 조던 픽포드(에버턴)가 지난 시즌 후반기 소속팀 에버턴의 하락세와 함께 컨디션 난조를 겪어 왔다. 픽포드의 경쟁자로 꾸준히 경험치를 먹어 온 닉 포프(번리)는 무릎 수술을 받아야 해서 이번 명단에서 이탈했다. 픽포드가 부진할 경우 기용해야 하는 딘 헨더슨(맨유)과 샘 존스턴(웨스트브로미치앨비언) 모두 A매치를 단 1경기 경험했다.

공격진의 전반적인 기량은 이번 대회에서 단연 최고지만, 수비부터 골키퍼는 불안하다. 토너먼트에서 성공하는 팀은 수비가 강해야 한다는 상식까지 감안한다면 잉글랜드는 반드시 수비력을 정상화해야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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