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 쇼(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루크 쇼(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못 하는 게 아니라 아픈 것 뿐이었다. 부상에 시달리며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루크 쇼가 이번 시즌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버팀목으로 급성장했다.

8일(한국시간) 영국의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를 가진 맨유가 맨체스터시티에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2분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페널티킥 선제골, 후반 5분 쇼의 추가골이 터졌다.

쇼의 시즌 첫 골이자 개인 통산 EPL 2호 골이다. 2012년 데뷔한 쇼는 사우샘프턴에서 두 시즌 동안 좋은 활약을 보인 뒤 2014년 맨유로 이적했다. 앞선 8시즌 동안 득점은 2018년 8월 레스터시티전 골이 유일했다.

19세 시절 쇼는 특급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적료 3,000만 파운드(약 470억 원)를 기록하며 명문 맨유의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10대 선수였다. 그 뒤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 이유는 주로 부상이었다. 특히 발목 부상이 고질적이었다. 한 달 정도 결장하는 잔부상이 잦았다. 그러다 2015년 9월에는 오른쪽 정강이가 아예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어 시즌을 통째로 걸러야 했다.

성장할 시기를 놓친 쇼는 초반 4시즌 동안 고전을 거듭했다. 2018-2019시즌부터 2시즌 연속 20경기 이상 소화하며 어느 정도 건강을 찾았고, 출장시간과 함께 득점 생산성도 회복됐다. 2018-2019시즌 29경기를 선발로 소화하자 1골 4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은 28경기 중 22경기 선발, 2경기 교체로 소화하며 1골 5도움을 기록했다. 풀백으로서 뛰어난 득점 생산성이다.

특히 어시스트 능력이 돋보인다. 쇼는 경기당 평균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를 2.1회 기록해 EPL 전체 7위(이하 ‘후스코어드닷컴’ 기준)다. 9도움을 기록한 손흥민(2.0), 13도움을 기록한 해리 케인(1.6) 보다 동료에게 만들어 준 슛 기회는 많지만 마무리가 안 됐을 뿐이었다. 키 패스 15위 이내에 전문 수비수는 쇼 한 명뿐이다.

쇼의 드리블도, 크로스도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빠른 스피드와 적절한 판단으로 공수 양면에서 좋은 효율을 보인다. 맨시티전 득점 역시 대단한 개인기보다는 판단력에서 비롯됐다. 앞에 공간이 열리자 공을 몰고 직접 속공을 이끌었으며, 마커스 래시퍼드에게 패스를 내준 뒤 재빨리 수비 없는 곳으로 이동해 리턴 패스를 골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소 수비적인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전술을 잘 소화할 만한 수비력을 갖췄으면서도, 팀이 지나치게 경직되지 않게 해줄 만한 공격력도 겸비했다. 과거 세계 최고 레프트백으로 손꼽혔던 마르셀루(레알마드리드)가 하향세에 있고, 앤드류 로버트슨(리버풀)은 팀의 하락세 때문에 활약상이 돋보이지 못한다. ‘후스코어드닷컴’이 세부 기록을 바탕으로 산출한 바에 따르면 이번 시즌 최고 레프트백은 EPL의 주앙 칸셀루(맨시티), 이탈리아 세리에A의 테오 에르난데스(AC밀란), 스페인 라리가의 하비 갈란(우에스카), 독일 분데스리가의 하파엘 게레이루(보루시아도르트문트) 등이다. 쇼의 최근 활약은 이들보다 뒤쳐지지 않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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