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프라이부르크). 게티이미지코리아
정우영(프라이부르크).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오랜 만에 선발 출장 기회가 찾아오자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주전 경쟁에서 앞서갈 만한 활약이었다.

23일 오후(한국시간) 독일의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위치한 슈바르츠발트 스타디온에서 열린 2020-2021 독일 분데스리가 18라운드에서 프라이부르크가 슈투트가르트를 2-1로 꺾었다. 프라이부르크는 승점 27로 리그 9위로 올라섰다. 슈투트가르트(승점 22)는 한 단계 낮은 10위다.

이번 시즌 주로 교체 자원으로 활용된 정우영이 선발을 기다렸다는 듯 훨훨 날아다닌 경기였다. 3-4-3 포메이션의 오른쪽 공격수로 빈센초 그리포, 에르메딘 데미로비치와 스리톱을 구성했다. 정우영은 오른쪽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경기장 중앙과 왼쪽까지 커버하는 폭 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프라이부르크가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정우영이 분위기를 바꾸기 시작했다. 전반 11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패스를 받아 때린 슈팅이 크로스바 위로 벗어났다. 이후 프라이부르크가 맹공을 펼쳤다. 전반 14분 정우영은 좋은 위치선정으로 데미로비치의 동점골에 관여했다. 공간을 파고 든 정우영이 문전에서 공을 잡자 상대 수비가 급하게 태클로 걷어냈다. 공은 노마크로 대기하던 데미로비치에게 정확하게 흘러갔고 손쉽게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중반에도 정우영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이어졌다. 전반 22분 역습 상황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을 수도 있는 데미로비치의 침투패스를 받았으나 터치가 약간 길었다. 그러는 사이 상대 수비진이 빠르게 복귀하며 무산됐다. 전반 28분 또다시 좋은 위치에서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 틈을 보고 슈팅을 시도했으나 다리에 걸렸다.

정우영은 결국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집중력과 적극성 이후 빠른 침투와 결정력까지 4박자가 빛난 장면이었다. 전반 37분 파스칼 스텐젤이 수비 진영에서 본인에게 온 공을 제대로 잡아두지 못하자 정우영이 이를 포착하고 압박해 빼앗았다. 빠르게 문전으로 드리블 돌파했고 왼발로 강하게 꽂아 넣었다. 수비가 정우영을 뒤따라가 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집중 견제를 받기 시작한 정우영은 후반 20분 실라시 와망기투카의 팔꿈치에 눈썹을 가격당하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출혈이 발생하면서 한동안 일어서지 못하자 의료진의 긴급 지혈이 이뤄졌다. 이후 정우영은 경기장으로 다시 들어와 후반 35분 교체 아웃되기 전까지 출혈 투혼을 발휘했다.

이날 정우영은 분데스리가에서 12경기 만에 선발로 나섰다. 지난 9월 슈투트가르트를 상대로 한 1라운드를 선발로 뛴 이후 나선 11경기 모두 교체였다. 다만 불안한 입지 속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존재했다. 정우영이 적은 기회 속에서도 제몫을 해내면서 출전 시간을 점점 늘려갔다는 점이다. 주로 20분 이하로 뛰던 정우영은 직전 3경기 중 2경기를 30분 이상 뛰었다.

결국 선발 기회를 받아 존재감을 여실히 발휘했다. 득점력도 준수한 편이다. 지난 11라운드 당시 빌레펠트를 상대로 4분 뛰고 데뷔골을 넣은 뒤 이날 시즌 2호골을 기록했다. 출전 시간 379분 동안 2골을 뽑아냈다.

이제 정우영의 입지가 이전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용 후보에 그쳤던 시기와 작별할 시간이다. 정우영은 2018년 바이에른뮌헨에 입단하며 분데스리가 미래로 평가받는 공격수였다.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해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한 뒤 출전 시간은 늘었으나 주전급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우영은 분데스리가가 본인에게 기대하던 모습을 보여주면서 상승세를 예고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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