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초등학교 교사, 대학원생 등으로 이뤄진 ‘순수 아마추어’ 포항스틸러스가 eK리그를 준비하며 어려웠던 점에 대해 설명했다.

16일 아프리카TV 프릭업스튜디오에서 열린 eK리그 3, 4위전에서 포항이 제주유나이티드에 최종스코어 1-3으로 졌다. eK리그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한국e스포츠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아프리카TV가 주관하는 'FIFA 온라인 4' 기반 e스포츠 대회로, 올해 처음 개최됐다.

아마추어 선수들로 이뤄진 포항은 기적적으로 4위라는 좋은 성과를 냈다. 주장 이재욱은 현직 초등학교 교사다. 고형민은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이고, 조윤준은 대학원생이다.

경기 종료 뒤 이재욱, 고형민, 조윤준이 차례로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재욱은 “아마추어 팀으로 대회를 참가하게 됐다. 프로 선수들에 비해 부족한 점을 알고 있지만 최선을 다해 경쟁하고 싶었다. 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형민은 “이재욱 선수의 권유로 대회를 참여하게 됐다. 뜻 깊은 대회가 된 것 같다. 유일한 아마추어로 4위를 한 점, 만족스럽다”고 했다. 조윤준은 “대학원을 다니면서 취미로 게임을 하다가 형들을 만나게 됐다. 대회를 치르면서 포항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재욱은 김기동 감독과 특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에 포항을 선택했다. “어릴 때부터 포항에 살았다. 당시 옆집에 김기동 감독님께서 거주하셨다. 그때부터 포항 축구를 즐겨봤다. 대구로 이사하면서 포항에 대한 애정이 식었지만 eK리그를 통해 다시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교사 이재욱은 제자들과 게임 이야기를 일체 하지 않는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중학생 친구들은 관심 있게 보더라. 연락이 온다. ‘선생님 진 거 잘 봤습니다’라고 놀리더라. 지금도 휴대폰 열어보면 그런 내용의 문자가 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욱은 “아이들이 축구를 굉장히 좋아한다. 작년에 대구FC 선수 세 분이 이벤트 차 오신 적 있다. K리그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추어로서 eK리그에 참가하는데 어려운 점도 당연히 존재했다. 이재욱은 “학교에서 퇴근하고 나면 육아를 해야 된다. 놀아주고 재우면 10시가 된다. 우리 팀 동생들이 ‘언제 가능해요?’라고 물어보면 난 항상 10시 이후라고 대답했다. 미안했다. 2시간 연습하면 12시가 된다. 다음 날을 위해 자야 됐다. 연습 시간이 부족했던 게 가장 아쉽고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대학원생 조윤준은 “대학원 3학기가 끝났다. 피파온라인을 제대로 시작한지 6개월 정도가 됐다. 여러 대회를 나가고 성과를 내다보니 대학원을 소홀히 여기게 되더라. 홀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이 시간이 후회스럽진 않다. 스튜디오에서 이렇게 긴장감을 가져 본 것도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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