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페(왼쪽). 게티이미지코리아
페페(왼쪽).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페페(FC포르투)가 레알마드리드에서 멋진 경력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덕분이었다고 돌아봤다.

페페는 포르투갈을 200년대와 2010년대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중앙 수비수였다. 공격수들을 까다롭게 하는 수비수였다. 2007년 7월 레알마드리드로 이적해 334경기를 뛰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비롯해 메이저 트로피를 8개 들었다.

하지만 레알에서 멋진 경력을 쌓기 전에 팀을 떠날 뻔도 했다. 치열한 주전 경쟁 때문에 이적을 고민하기도 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페페를 진심을 보여줘 설득했고, 2013-2014시즌 UCL 우승을 차지하면서 페페에게 우승 메달도 선물했다. 페페는 레알에서 2016-2017시즌까지 활약한 뒤 팀을 떠났다. 올해 38세가 됐지만 여전히 친정 팀 FC포르투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와 인터뷰에 나선 페페는 15일(한국시간) 안첼로티 감독과 첫 만남을 회상했다. 페페는 "안첼로티 감독이 부임했을 때 나는 휴가 중이었고,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무리뉴와 약간 문제가 있었고, 스페인 언론은 당시 내 상태에 대해 마구 추측하고 있었다"며 2013년 여름 입지가 불안했다고 설명했다.

안첼로티 감독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였다. 페페는 "나중에 안첼로티 감독이 전화를 했는데 아주 솔직했다. 그가 '한번 보자. 세르히오 라모스와 라파엘 바란이 있다. 모두 실력이 좋다. 그리고 네가 있다. 첫 번째 옵션은 아니라고 말하겠다'고 하더라. 그리곤 '나는 네가 남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1옵션은 아니란 걸 알았으면 한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안첼로티 감독은 숨김 없이 말했다.

페페도 진심으로 답했다. 그는 "나는 '알겠어요. 하지만 감독님은 동일한 조건에서 내가 주전 자리를 놓고 싸울 기회를 주실거죠? 편애 없이?'라고 물었다. 안첼로티 감독은 '내가 정확히 듣기 원했던 말'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이렇게 솔직한 신사라면, 내가 남아서 경쟁을 펼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안첼로티는 '우린 챔피언이 될거야'라고 하더라"며 잔류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결정이었다. 페페는 "18세까지 어머니와 함께 자던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절대로 예상하지 못했다. 더 멀리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3번이나 우승할 것이라곤 머리에 떠올려본 적도 없었다"고 말했지만 UCL을 3번이나 우승한 선수가 됐다. 2013-2014, 2015-2016, 2016-2017시즌 레알의 우승을 함께했다.

첫 UCL 우승을 달성한 2013-2014시즌도 잊을 수 없다. 페페는 당시 결승전에 나설 몸 상태가 아니었다. 그는 "바야돌리드전에서 부상이 있었다. 당시 디에고 코스타가 스페인 밖으로 나가 치료를 받았던 걸 기억할 것이다. 나는 아무데도 가지 않았다. 내 몸에 대해 알았고 마지막 훈련까지 기다려보고, 감독님한테 괜찮은지 아닌지 말하기로 결정했다. 15일에서 20일 정도훈련도 하지 않았다. 치료만 받았다"며 재활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몸 상태는 충분하지 않았다. 페페는 "결승전 전날 안첼로티 감독에게 '아직 아프다'고 말했다. 그가 '조금 더 기다려보자. 내일 다시 보자'고 하더라. 다음 날에도 통증이 있었다. 내가 결승전에서 빠져야 한다는 걸 알았다"며 경기에 빠질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안첼로티 감독은 페페를 붙잡았다. 페페를 벤치에 두고 우승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페페는 그해 UCL 결승에 오르기까지 치른 12경기 가운데 11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안첼로티 감독은 페페의 기여를 잊지 않았다. 

페페는 '나를 (출전 명단에) 넣지 마세요'라고 말했더니, 안첼로티 감독이 '사진에 찍히고 싶지 않냐. 자격이 있다'고 대답했다. 나도 '감독님 내가 들어가서 다치면 교체 카드를 낭비해야만 한다는 걸 생각해봐라. 챔피언스리그 우승자라는 걸 느끼기 위해서 결승전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를 이길 거야. 나와 내기할까? 이 경기는 이미 이겼어'라고 하더라. 우연인지 아닌지 후반 추가 시간 3분에 세르히오 라모스가 전진해서 공를 넣었다. 연장에 돌입했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당시 레알은 후반 추가 시간에 라모스의 골로 동점을 만든 뒤 연장에서 3골을 몰아치며 4-1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이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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