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올해 스페인의 수페르코파엔 챔피언이 한 팀만 참가했다. 우승 팀끼리 맞붙는다는 대회 취지와 조금 다른 대회가 열린 배경은 무엇일까.

유럽의 대다수 국가는 전 시즌 자국 리그 챔피언과 컵 대회 챔피언이 맞대결을 펼치면서 한 시즌의 시작을 알린다. 이른바 '슈퍼컵'으로 불린다. 스페인의 수페르코파도 종래 '라리가 우승 팀'과 '코파델레이(국왕컵) 우승 팀'이 홈 앤드 어웨이로 맞대결을 펼쳤다. 대회가 열리는 시기도 시즌 개막 시점이었다. 

하지만 2019-2020시즌부터 변화를 줬다. 라리가와 코파델레이 성적에 맞춰서 4팀이 참가해 준결승과 결승을 치르는 형태로 확대 개편했다. 개최 장소는 3년간 사우디아라비아로, 그리고 개최 시기는 1월로 변경했다. 코파델레이 결승에 오른 팀이 참가하고, 남는 자리를 라리가 순위에 따라 부여하기로 했다.

2020년 1월 개편 뒤 처음으로 열린 대회에는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알마드리드가 참가했다. 바르셀로나는 2018-2019시즌 라리가 우승, 코파델레이 준우승을 차지해 참가 자격을 중복으로 얻었다. 그래서 라리가 3위인 레알마드리드가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챔피언 없는 결승전이 됐다. 준결승에서 레알마드리드가 '코파델레이 챔피언' 발렌시아를, 아틀레티코가 '라리가 챔피언' 바르셀로나를 각각 꺾고 결승에 올랐다. 레알마드리드가 결승에서 아틀레티코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개편 이후 첫 수페르코파 챔피언이 됐다.

헌데 2020-2021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에는 스페인의 컵 대회인 '코파 델 레이' 챔피언 자격을 갖춘 팀이 없다. 올해 참가 팀은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레알소시에다드, 애슬래틱빌바오다. 이 가운데 레알마드리드만 '2019-2020 라리가 챔피언'이란 타이틀을 달았다. 코파델레이 챔피언이 없는 수페르코파가 된 것이다.

2019-2020시즌 코파델레이 결승전이 아직 치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번 수페르코파에 참가한 레알소시에다드와 애슬래틱빌바오가 결승에 오른 두 팀이다. 바스크 지방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은 결승전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코파델레이에서 우승하면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출전권'도 리그 7위인 그라나다에게 돌아갔다.

우승 팀은 가리지 못했지만 수페르코파엔 참가할 수 있다. 애초에 규정이 코파델레이 결승전에 오른 두 팀은 일단 출전권을 확보하고, 라리가 1,2위 혹은 3위까지 출전권을 얻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파델레이 챔피언 없는 수페르코파가 열리게 됐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스페인 국내에서 열린다.

일단 결승에 오를 한 팀은 가려졌다. 바르셀로나가 14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코르도바에 위치한 누에보 아르칸헬에서 열린 2020-2021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4강전에서 레알소시에다드와 120분을 1-1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뒤이어 15일 오전엔 레알마드리드와 애슬래틱빌바오가 스페인 말라가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라 로사에다에서 또 다른 준결승을 치를 예정이다. 여기서 이기는 팀이 바르셀로나와 맞대결을 펼친다.

수페르코파 역대 최다 우승 팀은 바르셀로나(13회)다. 레알마드리드가 11회로 그 뒤를 바짝 따른다. 그 뒤론 돋보이는 팀은 없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잘 나가던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가 3회, 아틀레티코와 애슬래틱빌바오가 2회씩 우승을 차지했다. 발렌시아, 세비야, 레알사라고사, 바요르카, 레알소시에다드가 1회씩 우승을 경험했다.

사진=스페인왕립축구연맹(RF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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