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바르셀로나). 게티이미지코리아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바르셀로나).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최후의 보루. 흔히 축구에서 골키퍼를 부르는 말이다. 리오넬 메시의 부상 결장 속에도 환상적인 선방으로 바르셀로나를 수페르코파 결승으로 이끈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에게 딱 맞는 표현이다.

바르셀로나는 14일(한국시간) 스페인 코르도바에 위치한 누에보 아르칸헬에서 열린 2020-2021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4강전에서 레알소시에다드와 120분을 1-1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어려운 한판이었다. 점유율에선 63%로 높았지만 슈팅 수는 18-17로 대등했다. 소시에다드가 이번 시즌 라리가 5위에 올랐을 정도로 만만찮은 팀이었다. 하지만 바르사의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소시에다드는 전방 압박을 시도했고, 압박이 통하지 않을 때면 뒤로 물러나 촘촘한 수비진을 쌓았다. 바르사는 라인을 올리고 공격에 무게를 실었지만 날카롭지 않았다. 소시에다드의 역습에 흔들려 위기를 맞기도 했다.

구세주는 테어 슈테겐이었다. 테어 슈테겐은 6개의 선방을 펼치면서 1실점으로 소시에다드의 공세를 막았다. 후반 6분 VAR 끝에 내준 페널티킥은 테어 슈테겐도 어쩔 수 없었다.

득점과 다름 없는 장면을 여러 차례 선방했다. 전반 17분 역습에서 미켈 오야르사발이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드리블 돌파했고, 알렉산더 이삭에게 패스했다. 테어 슈테겐과 1대1로 맞선 이삭이 마무리를 시도했다. 테어 슈테겐은 슈팅 타이밍을 잡는 동안 단숨에 전진해 슈팅 각도를 좁혔다. 결국 가슴으로 막았다.

실점이 패배로 직결될 수 있는 연장에도 멋진 세이브를 했다. 연장 전반 4분 호세바 살두아의 강한 중거리 슛도 테어 슈테겐이 몸을 던져 막았다. 연장 후반 10분 아드낭 야누자이의 아웃사이드 슛을 테어 슈테겐이 막았다. 감각적인 슈팅에 실점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테어 슈테겐이 반사적으로 반응했다.

승부차기는 테어 슈테겐의 독무대였다. 소시에다드의 1번 키커 욘 바우티스타, 2번 키커 오야르사발의 슛을 모두 막아냈다. 3번 키커 윌리안 주제는 앞선 2명의 슈팅이 실패한 것에 부담감을 느꼈는지 골대를 때렸다. 1번부터 3번까지 모두 실축한 소시에다드는 흐름을 빼앗기고 말았다. 바르사는 프렝키 더용과 앙투안 그리즈만의 실축에도 결승행에 성공했다.

로날트 쿠만 감독은 경기 뒤 "결정적이었다. 엄청난 경기를 했고, 승부차기에서도 대단했다. 첫 3번의 킥을 막았다. 위대한 골키퍼로서의 장점"이라며 칭찬했다.

하지만 정작 테어 슈테겐은 침착했다. 그는 "무척 만족한다"면서도 "페널티킥을 공부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노력을 기울였고 승리할 자걱이 있었다. 아직 영광의 순간은 아니다.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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