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FC안양은 가을에 롤러코스터를 탔다. 4연패를 당하며 순식간에 하위권으로 추락했다가 3연승으로 상위권에 복귀했다. 멀어지는 것 같았던 4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가능하다. 상승세의 일등공신은 3경기서 4골 2도움을 기록한 박성진(29)이다.

박성진은 안양의 주전 스트라이커다. 올시즌 29경기에 출전했다. 단 1경기에만 결장했을 만큼 이우형(48) 안양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성적표는 좋지 않다. 28라운드까지 2골 3도움을 기록했을 뿐이다. 지난 시즌 6골 7도움을 올렸던 것을 고려하면 초라해 보인다. 박성진은 13일 '풋볼리스트'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주전인 내가 골을 넣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팀은 성적이 좋아 위안이 됐지만 나에겐 어려운 시기였다"라고 고백했다.

반전은 29라운드서 시작됐다. 광주FC전서 1골을 넣더니 일주일 후 안산경찰청을 상대로 2골을 넣었다. 지난 충주험멜전에서는 1골 2도움을 집중시켰다. 박성진이 3경기서 4골 2도움으로 펄펄 나는 사이 안양은 3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8위까지 추락했다 3위까지 복귀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꿈꾸게 됐다.

박성진이 살아난 배경에는 이 감독의 믿음이 있다. 이 감독은 박성진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기회를 줬다. 그는 "믿음이 있었다. 박성진을 오래 봤다. 필요할 땐 늘 제 몫을 하는 선수였다. 언젠가 터질 것이라고 믿었다"라고 말했다.

박성진과 이 감독의 인연은 2007년 내셔널리그의 국민은행에서 시작됐다. 2013년 이 감독이 안양 초대감독에 오르면서 박성진도 한 배를 탔다. 박성진은 "감독님과 8년을 함께했다. 늘 날 믿어주셨다. 최근 활약을 통해 팀과 감독님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어 정말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성진을 향한 이 감독의 신뢰는 다른 선수들을 믿기 때문에 가능했다. 안양은 다양한 선수들이 득점을 분담하는 팀이다. 박성진 외에도 김재웅(6골)과 정재용(5골), 최진수(4골) 등이 골을 책임지고 있다. 이 감독은 "성진이 못 넣어도 다른 선수들이 골을 넣어줬다. 박성진이 골을 넣지 못한다고 해서 뺄 필요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믿음은 박성진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셈이다.

최근 박성진의 활약은 4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안양에 큰 힘이 된다. 4위 강원FC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승점 1점 앞서 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박성진은 "감독님과 선수들이 목표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의지가 크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기세라면 어렵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박성진은 안양을 떠난다.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K리그에 남아 있을 수 없다. 상주상무나 안산으로 갈 수 있지만, 시기를 놓쳤다. 박성진은 "마지막 시즌인 만큼 안양을 위해 끝까지 뛰고 싶다. 좋은 선물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 FC안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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