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 전북현대가 ‘신인의 무덤’이라는 것도 다 옛날 이야기다. 이번 시즌엔 난데없이 등장해 쟁쟁한 선배를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차지한 신인이 둘이나 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주축 멤버로 활약 중인 이재성과 후반기 들어 왼쪽 수비수로 자리매김한 이주용이다.

최 감독은 올해 전북에 합류한 이주용을 본지 얼마 되지 않아 포지션을 바꿔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무게중심이 낮고 ‘잔발’(짧은 보폭)이다. 풀백을 해야 하는 신체 조건이다. 찍어 차는 크로스를 구사하는데, 수비수만 소화해 온 선수들에겐 없는 무기다.” 오른쪽 날개였던 이주용은 최 감독의 지시대로 왼쪽 수비수 훈련을 시작했고, 약 반년 만인 지난 7월부터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다.

K리그 선두 전북은 최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에서 2승3무2패로 주춤하다. ‘수비 초보’인 이주용도 덩달아 흔들렸다.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인터뷰를 가진 이주용은 “매 경기가 새롭다”고 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수비 상황을 자주 맞닥뜨렸고, 그럴 때마다 수비수로서 조금씩 더 성장했다. 성장 중인 이주용의 현재 상태와 목표를 물었다.

주전급 측면 수비수가 된지 2개월 반 정도 됐다
“팀이 잘 할 때는 저도 잘 되요. 문제는 팀이 안 좋을 때도 제가 잘 해야 되는데.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하고 들어가는데 생각지도 못한 장면이 계속 나와요. 요즘엔 경기를 뛸 때마다 많이 배우고 나와요. 팀이 좋을 때는 공 줄 곳도 많고 제가 실수해도 센터백 선수가 커버해주는데, 그게 잘 안 될때 오히려 배우는게 많아요.”

최강희 감독은 “수비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칭찬하는데
“수비력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었어요. 매일 수비 생각만 한 것 같아요. 전에는 공격수니까 슈팅 훈련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다른 선수를 운동장에 끌고 나가서 그 선수가 뚫고, 제가 막는 연습을 계속 해요. 아직 멀었죠.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꾸고 나서 상대의 드리블에 뚫리는 기분을 처음 느껴봤어요. 불쾌하더라고요. 경기 규칙만 없으면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리고 싶은 기분이 들어요. 공격수일 때는 몰랐던 감정이죠.”

참고하는 왼쪽 수비수가 있다면?
“사실 처음 인터뷰했던 올랭피크리옹전(7월21일) 때는 아는 풀백이 없어서 그냥 생각나는대로 파트리스 에브라(유벤투스)라고 했어요. 본격적으로 수비수가 된 뒤엔 필리페 루이스(첼시) 있죠? 그 선수 영상을 계속 봐요. 수비도 진짜 잘하는데 공도 너무 잘 차는 거에요. 아주 공격형인 선수보단 수비부터 잘 하는 풀백을 닮고 싶어요.”

지금 진행중인 ‘2014 인천아시안게임’ 발탁 후보로 뒤늦게 거론됐고, 결국 선발되지 않았다
“올해 전반기 동안 경기를 하나도 못 뛰었으니까 당연히 기대 안 했죠. 그런데 자꾸 아시안게임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시길래 저도 혹시나 했어요. 명단이 발표되고 처음 기사를 클릭했을 때, 이주영(몬테기오야마기타) 선수의 이름을 보고 순간 ‘어어...?’ 했어요. 그러나 제가 아니었죠. 그런데 안 뽑힌 게 더 좋아요. 지금 전북이 힘든 시기잖아요. 팀에 있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앞으로 꿈이 있다면
“저도 언젠간 해외로 가고 싶어요. 제 꿈은 이탈리아로 가는 거에요. 이유? 한국 선수가 안정환 선수 이후 없잖아요. 우리나라 선수가 없다는 점이 묘하게 절 끌어당겨요. 제가 가서 후배들에게 길도 열어주고. 으하하.”

이번 시즌 목표는
“FA컵과 K리그 클래식 2관왕이요. 더 작은 목표는, 일단 서울을 한 번 이기고 우승하는 거예요. 우리 팀이 더 높은 순위에 있는데 한 번도 못 이겼으니 신경 쓰이잖아요. 자존심 때문이죠. 우승하더라도 한 번도 못 잡은 팀이 있으면 안 되잖아요. FA컵 결승에서든 스플릿 이후든, 한 번 이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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