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김정용 기자= 조현우가 승부차기에서 맹활약하며 울산현대를 FA컵 결승에 올렸다. 조현우는 경기 후 “잊지 못할 경기”라고 말했다.

23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2020 하나은행 FA컵 4강에서 울산이 포항스틸러스와 1-1 무승부에 이어 승부차기에서 4pk3 승리를 거뒀다.

승부차기에서 1번 일류첸코, 6번 강현무, 8번 송민규까지 3명의 킥을 막아낸 조현우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힘든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앞에서 열심히 뛰어줬다. 부담이 됐을 텐데, 5, 6, 7번 계속 나와서 차 줘서 큰 힘이 됐다. 준비를 잘 했기에 이겼다”고 말했다.

승부차기가 시작할 때의 기분을 묻자 “물론 부담도 있지만 티를 내면 상대 키커가 편하게 찰 것 같아서 굉장히 침착하게 준비했다. 마지막에 나는 최대한 심리전을 해서 시간을 끌었고 상대가 부담을 많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잔디 상태가 승부차기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는 “원래 문수구장 잔디 상태가 굉장히 좋은데 오늘은 많이 써서 그런지 들쑥날쑥했다. 그래서 우리는 키 큰 비욘존슨을 전반부터 넣었다. 같은 상황에서 경기했다. 당연히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뛰었다”며 개의치 않았다고 했다.

상대 골키퍼 강현무는 소리를 지르고 팔을 크게 휘두르는가 하면 키커를 자청하는 등 화려한 스타일로 선방을 펼쳤으나 조현우보다 하나가 부족했다. 조현우는 “그 상황에서 즐기는 모습을 봤다. 굉장히 멋있었다. 한편으로는, 골키퍼는 끝까지 차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친구도 오늘 많은 걸 배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현무의 킥을 막을 때는 “찰 줄 몰랐다. 찬다고 했을 때 ‘쟤만큼은 막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끝까지 기다리며 막았다. 오늘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은 전북현대와 FA컵 결승에서 맞붙는다. “늘 준비하던 대로 할 것이다. 꼭 이겨야 하는 상대라 더 신경이 많이 쓰이는 건 맞지만 하던대로 하겠다. 다음에 만나면 지난 경기들처럼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투지가 전달될 것이다”라는 것이 조현우의 각오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