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비야레알이 ‘실속 소핑’으로 산티 카소를라의 자리를 쉽게 채웠다. 주전들을 대거 헐값에 내놓은 발렌시아 덕을 본 셈이다.

비야레알은 스페인라리가 5위를 차지하며 ‘2020/2021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확보한 상태다. 유로파리그 ‘전문가’ 우나이 에메리 감독을 선임한 뒤 전력 보강에도 힘쓰고 있다. 가장 먼저 영입해야 하는 자리는 카소를라가 맡아 온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비야레알에서 프로 데뷔했던 카소를라는 스타덤에 오른 뒤 말라가, 아스널을 거쳐 2018년 다시 비야레알로 돌아왔다. 비야레알이 5위를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뒤 명예롭게 작별했다. 차비 에르난데스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들여 카타르 강호 알사드에서 선수생활 말년을 보낼 예정이다.

카소를라의 공백은 거대하다. 카소를라는 여러 매체에서 선정한 라리가 시즌 최고 미드필더였다. 11골 9도움으로 팀 내 득점 2위, 도움 1위를 기록했다. 큰 부상을 거푸 겪으며 은퇴 위기에 몰렸던 36세 노장이라기에 경기력이 너무나 좋았다. 간결한 기술과 탁월한 판단력으로 상대 진영에 틈을 만든 뒤 결정적인 슛과 패스를 날려댔다. 왼발과 오른발 중 어느 쪽으로도 정확한 킥을 할 수 있어 상대 수비가 막기 까다로웠다.

앙드레프랑코 잠보 앙귀사 역시 떠났다. 앙귀사는 비야레알 중원에서 많은 활동량을 통한 중원 장악, 드리블 전진 등의 역할을 맡았다. 카소를라의 부족한 신체능력을 보완해주는 선수였다. 임대를 마치고 풀럼으로 돌아갔다.

그밖에 여러 선수들이 떠났지만 전력 공백은 적다. 로테이션 멤버였던 칼 토코 에캄비를 올랭피크리옹으로 보냈고, 어차피 임대를 전전하던 에네스 위날은 헤타페로 이적시켰다. 이적료를 남기고 간 선수는 현재까지 4명이다. 전력 손실 거의 없이 2,500만 유로(약 351억 원) 가량을 쏠쏠하게 벌어들였다.

카소를라와 앙귀사의 공백을 쉽게 메웠다. 주전급 3명을 영입하는데 고작 1,000만 유로(약 140억 원) 정도만 썼다. 발렌시아에서 프랑시스 코클랭을 영입하고 다니 파레호를 자유계약으로 거둬오면서 총 800만 유로(약 112억 원)가 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레알마드리드 2군의 구보 다케후사를 임대하면서 250만 유로(약 36억 원)를 지출했다.

카소를라의 대체자를 예상보다 빠르게 확보했다. 구보가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보여준 활약상이 그대로 이어질거란 보장은 없지만, 상승세를 인정한다면 카소를라의 대체자로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을 만하다. 파레호는 공격형 미드필더보다 후방 배치가 더 편하지만, 플레이메이커라는 점에서 카소를라가 해 온 역할을 부분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코클랭은 앙드레프랑크 잠보 앙귀사의 완벽한 대체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앙귀사를 다시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 비야레알은 앙귀사의 이적료를 1,500만 유로(약 210억 원)까지 깎아 볼 계획이다. 앙귀사의 완전영입까지 성공한다면 비야레알 중원은 지난 시즌보다 양과 질 모두 성장하게 된다. 라리가와 유로파리그를 병행하기에 손색이 없다.

임대 대상으로 나온 구보를 재빨리 확보하고, 발렌시아가 최근 재정난 때문에 방출명단에 올린 코클랭과 파레호까지 선점했다. 이로써 비야레알은 지난 시즌 못지않은 중원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마치 이웃 가게에서 ‘사장님이 미쳤어요’라는 현수막을 달고 파격세일을 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사진= 비야레알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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