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선두를 단 1점 차까지 따라잡으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줄 알았는데, 인테르밀란은 일정을 마치자마자 아수라장이 됐다.

인테르는 2일(한국시간) 아탈란타를 상대한 ‘2019/2020 이탈리아세리에A’ 최종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선두 유벤투스의 우승이 이미 확정돼 있었지만, 인테르가 막판 힘을 내며 승점 1점차까지 차이를 좁히며 유종의 미를 거둔 듯 보였다.

그런데 최종전을 치른 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구단 경영진을 향해 뜻밖의 비판을 쏟아냈다. 콘테 감독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는 인테르가 오랫동안 달성하지 못한 순위에 도달했다. 이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아주 힘든 시즌이었다. 빅 클럽은 선수들을 보호해줘야만 한다. 지금 중국에 있는 회장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는 몇 달째 똥을 먹었는데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강경한 표현을 썼다.

콘테 감독의 발언 이후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 ‘레푸블리카’ 등 현지 매체가 일제히 콘테 감독의 사임설을 보도했다. 콘테 감독은 앞선 직장에서도 말썽 끝에 떠났다. 유벤투스 시절에는 3연속 우승을 달성한 뒤 다음 훈련을 소집했다가 이틀 만에 돌연 사임했다. 첼시에서는 여러 차례 구단과 마찰을 겪고 경질됐다.

후임 감독으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토트넘홋스퍼 감독,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전 유벤투스 감독 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콘테 감독이 받는 거액의 연봉, 이번 시즌 나쁘지 않은 성과를 감안할 때 구단이 경질할 리는 없다는 것이 주된 전망이다. 만약 콘테 감독이 떠날 경우 무직 상태인 알레그리와 포체티노 모두 대안이 될 수 있다.

콘테 감독의 거취는 최근 제기되는 여러 이적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콘테 감독은 올해 1월 영입한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계속 불만이 있던 걸로 알려져 있다. 콘테 감독의 3-5-2 포메이션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구단 경영진이 영입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에릭센은 리그 최종전에서 종료 직전 겨우 교체 투입됐다.

콘테 감독은 차세대 스타 센터백 밀란 슈크리니아르를 트레이드 칩으로 쓸 생각으로 알려져 있다. 슈크리니아르는 2017년 인테르에 합류한 뒤 두 시즌 동안 핵심 수비수로서 맹활약해 왔다. 그러나 당시에는 포백 수비였고, 콘테 감독의 스리백 수비에는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다. 스테판 더브라이는 물론 유망주 수비수 알레산드로 바스토니보다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신 3-5-2 포메이션에 맞는 공수겸비 미드필더를 구하는 것이 콘테 감독의 목표였고, 토트넘홋스퍼의 탕귀 은돔벨레가 물망에 올랐다. 센터백 보강이 필요한 토트넘 사정과 잘 맞아떨어진 트레이드처럼 보였지만 오히려 토트넘이 탐탁치않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로선 성사 가능성이 낮아져 있다. 만약 콘테 감독이 슈크리니아르의 방출을 계속 추진한다면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맨체스터시티 등 오랫동안 영입을 원한 구단들이 관심을 보일수도 있다.

인테르는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특급 윙백 아크라프 하키미를 영입하며 호평 받았다. 콘테 감독에게 딱 맞는 선수 영입처럼 보였다. 이적시장과 대회 모두 순항하는 듯 했던 인테르는 단 며칠 만에 루머의 진원지가 됐다. 파란만장한 여름이 예고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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