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성남FC 핵심 자원 중 한 명인 김동현이 전진 패스성공률을 올린다면 김남일 감독이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전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올시즌 김남일 감독은 다양한 포메이션을 시도했다. 리그 9라운드까지 포백과 파이브백을 번갈아 쓰다가 10라운드 포항스틸러스를 상대로 3-4-3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스리백을 처음 시도했다. 성남은 스리백을 쓰고 포항에 0-4로 대패한 뒤,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둔 3-2-4-1 포메이션으로 변형해 ‘우승 후보’ 전북과 2-2로 비기는 좋은 결과를 이끌었다. 이후 12, 13라운드 모두 같은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김남일 감독은 전술을 바꾸면서 선발 명단에 변화를 줬는데, 김동현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중용됐다. 김동현은 10라운드까지 선발 출전 5회에 그쳤지만, 3-2-4-1 포메이션으로 바뀐 뒤부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동현의 3선 짝꿍 자리는 이스칸데로프와 박태준이 정확히 반절씩 나눠 뛰었다. 11라운드와 12라운드에서 두 선수가 번갈아 한 경기씩 풀타임을 뛰었고, 13라운드에선 45분씩 소화했다.

김동현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역할을 착실히 해냈다. 직전 라운드 강원FC전 전반전은 수비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김동현은 강원의 공격 진행 패스를 4회나 차단했다. 동료 수비수 임승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인터셉트를 기록했다. 강원 공격진은 김동현에게 번번이 가로막혔다. 이날 상대 공격 차단 횟수 전체 2위, 수비 지역에서 공을 다시 따낸 횟수 전체 1위 등 수비 지표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K리그 개막 전 김동현은 ‘풋볼리스트’를 통해 “김남일 감독님께 상대 패스 가로채기, 예측 수비, 자세를 낮춰 수비하는 방법, 경기 흐름 파악하기 등 수비적인 부분을 많이 배우고 있다. 직접 시범을 보여주시기도 한다. 공격적인 부분은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며 수비를 중점적으로 배운 사실을 밝혔다. 이때 받은 특훈이 수비 성공 수치로 드러났다.

이날 김동현은 키패스를 4개나 선보일 정도로 번뜩이는 패스 능력도 뽐냈다. 특히 전반 39분 김동현은 강원의 왼쪽 측면 수비를 허물어버리는 패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후 나상호를 향한 침투패스는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로 이어졌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박태준을 대신해 이스칸데로프가 투입되자 김동현은 전반전과 비교해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진패스 성공률이 현저히 낮았다. 강원전에서 16개의 전진패스를 시도한 김동현은 반절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전북, 수원삼성 전에서도 각각 61%, 57%에 그쳤다. 이 때문에 성남의 공격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잦았다.

김남일 감독은 강원전 종료 뒤 “미드필더에서 전방으로 나가는 패스가 잘 안 되다 보니까 흐름이 끊어질 때가 많다.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동현의 전진 패스성공률 향상은 성남의 가장 큰 단점인 저조한 득점수도 해결할 수 있다. 13경기 9골을 넣은 성남은 K리그에서 2번째로 낮은 골을 기록 중이다. 공격수들의 결정력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김동현이 전진 패스성공률을 높인다면 성남의 득점 기회 자체가 더 많아진다. 이와 함께 역습 허용 횟수까지 줄어든다.

김동현의 발전은 내년에 개최하는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동현은 김학범 감독이 차출을 고려하는 자원이다. 김학범 감독은 최근 강원전 때도 성남 홈구장을 방문해 경기를 지켜본 바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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