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투톱으로 기용된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손흥민이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에 집중하자, 답답하던 토트넘의 공격도 뻥 뚫렸다.

13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경기에서 토트넘이 아스널에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에게 실점해 끌려갔지만, 손흥민과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연속골에 힘입어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경기서 손흥민은 60%로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공식 MOM으로 선정됐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19분 상대 수비수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후반 36분에는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알더베이럴트의 헤더골을 도왔다.

손흥민은 최근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리그 재개 후 5경기에서 침묵했고, 유효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적이 5경기 중 3경기나 됐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떠난 후 전방으로 공급되는 양질의 패스가 줄었고, 설상가상으로 수비 성향이 강한 무리뉴 감독의 전술적 특성상 수비 부담까지 가중됐다.

수비 부담이 가중되자 손흥민의 장점인 빠른 돌파가 나오지 않았고, 페널티박스와 먼 지역에 머물었기 때문에 득점 기회가 적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출신 폴 파커가 “토트넘에는 공격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토트넘에 이식된 무리뉴식 수비 축구는 영국 현지에서도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희망적인 건 손흥민이 공격적으로 기용된 경기마다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리뉴 감독은 리그 재개 후 2경기(에버턴전, 아스널전)에서 손흥민을 공격적으로 기용했다. 손흥민은 에버턴을 상대로 3톱의 왼쪽 날개로 출전했는데, 중앙으로 침투하는 등 최전방에서 자유롭게 뛰었고 때로는 전방으로 깊숙이 올라가 케인과 투톱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은 아스널전에서는 손흥민을 아예 케인의 투톱 파트너로 배치해 골과 도움을 이끌어냈다.

손흥민이 리그 재개 후 6경기에서 기록한 공격 스탯을 살펴보면, 수비 부담을 줄여준 에버턴전, 아스널전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아스널전에서 나온 득점 장면도 상대가 볼 소유권을 쥔 상황에서도 손흥민이 전방에 머물렀기 때문에 만들 수 있었다.

무리뉴 감독은 아스널전을 마친 뒤 “손흥민과 케인이 가까이에서 뛰면 두 선수 모두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 명이 타깃맨 역할을 할 때, 다른 한 명은 돌파해 공간 침투하는 방식”이라면서 “이것이 오늘 우리의 전략이었다”며 전술변화 효과에 흡족해했다. 그동안은 손흥민과 케인을 마치 수비수처럼 활용했지만, 북런던 더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긴 덕분에 무리뉴 감독의 향후 전술적 방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 손흥민의 리그 재개 후 6경기 공격 기록
1) 맨유전: 슈팅 4/유효슈팅 2/키패스 0/공중볼 0
2) 웨스트햄전: 슈팅 0/유효슈팅 0/키패스 3/공중볼 0
3) 셰필드전: 슈팅 0/유효슈팅 0/키패스 2/공중볼 0
4) 에버턴전: 슈팅 4/유효슈팅 2/키패스 2/공중볼 1
5) 본머스전(교체 투입): 슈팅 1/유효슈팅 0/키패스 0/공중볼 0
6) 아스널전: 슈팅 3/유효슈팅 2/키패스 3/공중볼 0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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