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임중용 인천유나이티드 감독대행이 상주와 극적인 무승부 뒤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첫승에 대한 의지가 보이는 눈물이었다.

11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1라운드에서 인천유나이티드와 상주상무가 1-1로 비겼다.

최근 8연패 부진에 빠져있던 인천의 극적인 무승부였다. 0-1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지언학의 천금 같은 동점골이 터졌다. 인천은 9경기 만에 승점 1점을 획득했지만 여전히 리그 최하위다. 11위 성남과 승점 차가 무려 7점이다. 강등을 피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먼 게 사실이다.

인천은 승점 1점에도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 코칭스태프들은 서로 얼싸안으면서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임중용 감독대행은 펑펑 울었다. 선수들과 포옹하며 무승부의 기쁨을 나눴다. 수많은 악재 속에서 연패 기록을 끊어 낸 귀중한 무승부였기 때문이다.

인천의 무승부는 기적이라고 불릴 만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부진이 계속되던 인천의 분위기는 침체돼 있었다. 임완섭 전 감독이 자진 사퇴하고 임 대행이 임시로 팀을 맡았다. 여기에 두 명의 ‘에이스’ 김호남과 무고사가 부상 여파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후반 초반 실점하며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이제호와 송시우가 연달아 레드카드까지 받았다. 상대 상주는 4연승과 함께 리그 3위에 올라있는 이번 시즌 돌풍의 팀이었다. 하지만 9명으로 싸운 인천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다가 끝내 원하던 결과를 얻어냈다.

임 대행은 경기 종료 뒤 기자회견장에서도 새어 나오는 눈물을 참느라 애먹었다. 임 대행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겨우 다스리고 “힘든 상황에서도 연패를 끊으려는 선수들의 강한 의지와 코칭스태프가 한 마음 한 뜻이 돼서 이 어려운 상황을 탈피했다고 생각한다”며 무승부를 거둘 수 있던 이유를 ‘간절함’으로 꼽았다.

인천의 별명은 잔류왕이다. 매시즌 강등권에서 맴돌다가 시즌 막판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하며 붙여진 이름이다. 이번 시즌만큼은 강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은 흐름을 보인 인천이 또다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임 대행은 “우리는 약팀이 아니다. 내가 선수 생활 할 때도 그렇고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도 똑같다. 서로 의지하면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며 잔류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분위기 쇄신에 성공한 인천의 다음 목표는 리그 첫 승이다. 경기 종료 뒤 지언학은 “훈련 분위기가 다운되고 자신감을 잃은 것도 사실이다. 2명이 퇴장 당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다보니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이기려고 하기 보다는 연패를 끊자는 분위기가 더 컸다. 감독님께서도 연패를 끊고 그 다음부터 이기는 것을 생각하자고 하셨다. 이제부터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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