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대구] 김정용 기자= 이청용은 대구FC 수비 사이의 공간을 유유히 활보하는 축구 도사였다.

12일 대구에 위치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11라운드를 가진 울산이 대구에 3-1로 승리했다. 이청용은 선발 출장해 후반 35분까지 뛰었다. 이번 시즌 첫 도움을 비롯해 전반 45분을 지배한 활약이었다.

울산은 이날 이청용을 오른쪽 윙어로 배치, ‘치타’ 김태환의 오버래핑과 조화를 이루게 했다. 왼쪽 윙어는 주전 김인성이 아니라 U22 카드인 설영우였다. 오른쪽 측면에 무게가 쏠려 있었다.

이청용과 김태환을 막아야 하는 대구 왼쪽 수비가 하필 붕괴된 상태였다. 주전 왼쪽 윙백 황순민이 빠진 대신 신창무가 기용됐다. 스리백 중 왼쪽을 맡는 김우석이 앞선 경기 착지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김동진이 이 자리를 대체했다. 신창무는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였으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윙백 훈련을 시작했다. 앞선 경기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였으나 K리그 최강 오른쪽을 막긴 힘들었다.

이청용은 전반 6분 흘러나오는 공을 받아 소녀슛을 벗어난 숙녀슛을 날리며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정면으로 날아왔는데도 구성윤이 제대로 잡지 못한 강력한 슛이었다. 이후 이청용은 지능적으로 중앙과 오른쪽을 오기며 신창무, 김동진을 교란했다.

전반 17분 선제골 장면은 이청용을 중심으로 한 울산 오른쪽의 위력이 잘 드러났다. 김동진이 넘어지며 마크를 잃는 순간에 김태환이 스루패스를 시도했다.이청용이 신창무를 따돌리고 오른쪽 측면을 침투해 완벽한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신진호가 문전으로 파고들며 잘 받아 넣었다. 중앙 미드필더 신진호는 이청용, 김태환과 경기 내내 좋은 호흡을 보였다.

이청용의 지배력은 전반전 이후 줄어들었다. 대구가 후반 시작과 함께 신창무 대신 장성원을 투입하며 레프트백 김동진, 라이트백 장성원인 포백으로 전환했다. 동시에 중원 숫자를 늘리며 이청용이 활동할 중앙 공간도 지웠다. 이청용은 수중전 속에서 다소 체력 부담을 느끼는 듯 보였다.

이청용을 비롯한 울산 선수들의 지능이 대구를 완벽하게 압도한 전반전 동안 대구의 슛은 단 1회에 불과했다. 반면 후반전에는 대구가 더 많은 슛을 날려 결국 슛 횟수가 12회(울산) 대 11회로 비슷해졌다. 후반에 승리를 지킨 건 주니오의 높은 지능과 결정력 덕분이었다. 이청용과 주니오의 ‘클래스 증명’이 강팀 대구를 ‘대팍’에서 굴복시켰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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