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정용 기자= K리그 최대 더비라기에는 초라해진 ‘슈퍼 매치’지만, 수원삼성과 FC서울이 맞대결에서 보여준 열기와 흥미진진한 내용만큼은 기대에 부응했다.

4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0’ 10라운드를 치른 수원과 서울이 3-3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전 9위였던 서울, 10위였던 수원의 위치는 명가 대결이라기에 민망했지만 두 팀은 이번 시즌 최고 집중력을 발휘하며 치열한 대결을 벌였다.

수원은 타가트와 김건희 투톱 아래 유망주 박상혁을 배치했다. 고승범과 이종성이 중원을 맡고, 김민우와 명준재가 윙백으로 포진했다. 스리백을 양상민, 민상기, 헨리가 이뤘고 골키퍼는 노동건이었다. 지도자 교육 때문에 결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염기훈은 휴식시간을 활용해 깜짝 복귀, 벤치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은 조영욱, 박주영 투톱으로 나섰다. 한승규와 알리바예프의 뒤를 오스마르가 보좌하는 중원을 꾸렸다. 좌우 측면은 고광민과 김진야가 맡았다. 스리백은 김주성, 윤영선, 김원식이었고 유상훈이 골키퍼로 배치됐다.

전반 6분부터 서울이 흔들렸다. 흘러나오는 공을 잡아 박상혁이 한 명 제치고 슛까지 갔으나 윤영선의 과감한 태클에 막혔다. 수원 선수들은 박상혁의 슛이 윤영선의 손에 맞았다며 즉시 항의했고, 잠시 후 비디오 판독(VAR) 끝에 윤영선의 오른손에 슛이 걸렸다는 결론이 났다. 윤영선은 서울 데뷔전이었던 인천유나이티드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핸드볼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전반 11분 수원의 키커 타가트가 유상훈을 완벽히 속이고 오른쪽으로 굴러가는 슛을 날려 선제골을 터뜨렸다. 타가트의 시즌 2호골이다.

전반 15분 박주영이 내준 공을 받아 조영욱이 문전에서 서울의 첫 슛을 날렸으나 수비수에게 블로킹 당했다.

전반 28분, 서울은 모처럼 기술과 끈기가 어우러진 멋진 골을 만들어냈다. 오스마르의 힐 패스를 받아 한승규가 감아 찬 강력한 중거리 슛을 노동건이 쳐냈으나 조영욱이 재빨리 달려들었다. 조영욱이 끈질기게 중앙으로 내준 공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박주영이 간신히 밀어 넣었다.

전반 41분 타가트의 골이 또 터졌다. 문전으로 굴절돼 들어온 공을 잡아 박상혁이 재빨리 날카로운 슛을 날렸다. 유상훈이 쳐낸 공이 멀리 가지 못했고, 절묘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던 타가트가 쓱 발을 대며 득점했다.

전반 추가시간 타가트의 파트너 김건희까지 득점에 가세했다. 수원의 공격이 한 번 막힌 듯 싶었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이종성이 전방으로 달려들며 패스를 받아 기세 좋게 밀고 들어갔다. 이종성에게서 공을 넘겨받은 김건희가 재빨리 수비를 따돌린 뒤 정확한 왼발 슛을 성공시켰다.

수비 불안으로 밀리던 서울은 후반전에 힘을 냈다. 조영욱이 놀라운 슈팅으로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후반 11분 박주영의 패스를 받은 조영욱이 양상민을 따돌리자마자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다. 슛을 하기 힘든 사각에 가까웠지만, 조영욱의 발을 떠난 공은 순식간에 골문 구석에 꽂혔다.

서울은 기세를 살려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15분 김진야가 얻은 프리킥을 오스마르가 강슛으로 연결했고, 노동건이 쳐낸 공을 고광민이 논스톱 슛으로 다시 차 넣었다. 고광민은 자신 있는 오른발이 아닌 왼발로 슛을 했으나 높은 집중력을 발휘해 좁은 각도를 뚫고 득점에 성공했다.

두 팀은 이후로도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서울은 한승규의 중거리 슛이, 수원읜 타가트의 헤딩 슛이 각각 문전을 향했지만 모두 골키퍼의 방어에 박혔다.

추가시간까지 끝나기 직전, 두 팀은 마지막으로 득점 기회를 교환했다. 서울 문전에서 혼전이 벌어진 뒤 고승범이 날린 슛은 굴절된 뒤 골대에 맞고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이어 서울의 결정적인 속공 기회가 한승규에게 이어졌으나 한숭규가 수비 방해를 뿌리치고 날린 슛은 노동건의 손과 골대를 연달아 맞고 아깝게 무산됐다. 이 슛을 마지막으로 경기가 종료됐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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