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주니오, 이청용, 김인성, 이상헌, 이동경, 비욘 존슨, 윤빛가람까지 스타일이 겹치는 선수가 하나도 없다. 울산현대의 2경기 7득점은 '7인 7색' 다양한 공격루트에서 비롯된다.

울산은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에서 상주상무에 4-0 완승을 거뒀다. 주니오가 멀티골을 기록했고, 이상헌, 윤빛가람까지 득점에 가세하면서 첫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했다. 수원삼성을 만난 2라운드 원정에서는 2골 차로 끌려갔지만, 3골을 몰아넣어 역전승을 거뒀다.

2경기 연속 다득점을 기록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울산은 개막 후 2경기에서 총 7골이 터졌다. 이를 두고 김도훈 감독은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표현하면서 “동계 훈련부터 공격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측면과 중앙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장면을 선수들과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은 올 시즌 다양한 공격카드를 손에 쥐었다. 주니오, 김인성, 이동경 등 기존 공격수들이 건재하고, 이청용, 비욘 존슨, 윤빛가람 등을 영입하며 공격 쪽에 스펙트럼을 넓혔다.

지난 시즌 울산의 공격은 단조로웠다. 공격 작업이 주로 빠른 측면 돌파를 통해 이뤄졌다. 측면에서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흔들고, 공간이 나면 크로스나 슈팅으로 시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측면에서 발 빠른 선수들이 상대 수비에게 묶이면, 공격이 전체적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올 시즌은 더 다양한 개성을 지닌 공격자원을 수집하면서 공격 패턴이 다채로워졌다. 주니오가 최전방에서 깔끔한 마무리와 연계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고, 김인성은 빠른 발로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1골 1도움)를 적립했다. 이청용은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패스를 풀어간다. 윤빛가람은 중앙에서 패스와 중거리 슛을 제공하는 미드필더다. 여기에 폭넓은 활동량을 자랑하는 이상헌과 왼발이 날카로운 이동경, 장신 공격수 비욘 존슨까지 있다. 아직 큰 비중을 갖지 못한 정훈성이 김인성과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을 뿐, 대부분의 공격자원이 확실한 개성을 갖고 있다.

울산의 7골은 다양한 상황, 다양한 루트에서 나왔다.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침투 패스를 비롯해 매끄러운 패스 플레이, 빠른 역습, 그리고 답답한 상황에서는 시원한 중거리 슛까지 득점으로 이어지는 등 득점 장면이 훨씬 다양해졌다.

김인성도 최근 인터뷰에서 “중거리 슛이 뛰어난 미드필더들이 많고, (이)청용이 형까지 오면서 다양한 공격 루트가 생긴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 “특히 청용이 형은 찔러주는 패스가 일품이다. 풍부한 경험을 통해서만 나올 수 있는 패스나 킥을 주는데, 반대편에 청용이 형이 공을 잡고 있으면 더 자신 있게 침투하게 된다”며 울산의 변화를 몸소 느끼고 있다고 했다.

단조로운 공격은 상대가 미리 예상하고 대처하기 쉽지만, 다양한 루트의 공격은 상대가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다. 전북현대, 강원FC, 대구FC 등 막강한 공격진을 보유한 팀은 많다. 하지만 울산만큼 다양한 공격 카드를 손에 쥔 팀은 없다. 올 시즌 울산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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