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FC서울이 홈 경기에서 벌어진 ‘리얼돌 소동’에 대해 사과했다.

1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광주FC의 K리그1 경기는 최근 방침에 따라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이때 서울은 빈 관중석을 채우고자 마네킹 업체로부터 무료 제공받은 ‘리얼 마네킹’을 서포터 대신 세웠다. 그러나 마네킹이 성인용품인 ‘리얼돌’로 보였을 뿐 아니라, 서울을 응원하는 피켓 구석에 성인용품임을 알리는 문구가 작게 삽입돼 있어 문제가 됐다.

경기 후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과문과 서울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리얼 마네킹’은 성인용품 ‘리얼돌’과 다르다. 사람과 비슷한 촉감까지 재현하는 마네킹 기술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오히려 리얼마네킹 업체 ‘달콤’은 이 기술이 지나치게 성인용품으로만 쓰이는 점을 타파하고자 패션 등 다양한 범주로 진출하려는 신생 업체라는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을 통해 서울 관중석에 마네킹을 설치한 것도 리얼 마네킹 기술을 양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이 업체는 성인용품의 용도로 리얼 마네킹을 제작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서울과의 미팅 때 ‘우리의 리얼 마네킹 기술은 리얼돌 기술과 동일하다. 리얼돌이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데 괜찮겠느냐’라며 겉보기와 달리 건전한 제품이라는 걸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다만 한 성인용품 업체에 샘플을 제공하는 단계에 있었다. 문제는 마네킹 업체가 보유한 마네킹 20개가 서울 서포터석에 설치하기에는 부족했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달콤은 BJ 관리 업체 ‘소로스’에 샘플로 보냈던 마네킹을 수거해 서울 응원석에 추가로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소로스가 자발적으로 만들어 보낸 응원 피켓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여기에 성인용품 홍보 문구가 삽입돼 있었다는 것이다.

마네킹 업체 담당자가 직접 설치 작업을 했고, 서울 직원이 이를 확인했다. 성인용품 업체 이름이 그리 노골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눈치 채기 힘들었다. 또한 피켓에 써 있었던 성인방송 BJ의 이름 역시 마네킹에게 붙여진 가상의 이름이겠거니 했다. 경기 시작이 임박했기 때문에 더 관심을 두지 못했다, 킥오프 이후 ‘네티즌 수사대’의 검색 결과 성인용품이라는 것이 인터넷에 알려지고 나서 서울 측도 부랴부랴 해당 피켓을 치웠다는 것이 서울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각 업체의 홈페이지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정황은 서울의 해명과 달랐다. 달콤의 것으로 보이는 홈페이지는 리얼돌 제조회사라고 명시돼 있으며, 이 회사와 소로스가 협업해 성인용품을 이미 만들어왔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이 존재한다. 사과문이 게재된 이후에도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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