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FC서울 홈 경기장에 설치돼 있던 마네킹들이 구단이 파악한 바와 달리 성인용품 용도로 제조된 게 맞다는 정황이 다양하게 드러났다. 서울의 해명과 관련 정황이 모두 맞다면, 서울은 속은 셈이 된다.

1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광주FC의 K리그1 경기는 최근 방침에 따라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이때 서울은 빈 관중석을 채우고자 A 마네킹 업체로부터 무료 제공받은 ‘리얼 마네킹’을 서포터 대신 세웠다. 그러나 마네킹이 성인용품인 ‘리얼돌’로 보였을 뿐 아니라, 서울을 응원하는 피켓 구석에 성인용품임을 알리는 문구가 작게 새겨져 있어 문제가 됐다.

서울 측은 경기 후 업체 관계자와 함께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구단 홈페이지에도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을 통해 ‘마네킹들은 의류나 패션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며 성인용품이 아니라는 확인 과정을 몇 번이고 거쳤다’고 했다. ‘응원문구를 세세하게 파악하지 못한 점은 변명 없이 저희의 불찰’이라며 여러 차례 죄송하다는 사과를 남겼다. 서울 관계자는 “빈 관중석을 재미있게 채워보자는 의도였다”고 했다.

그러나 확인을 거쳤다는 서울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 마네킹들이 리얼돌 용도로 제작됐다는 정황은 다양하게 포착된다. 이미 축구팬들은 '특정 신체부위를 부각시킨 점 등을 볼 때 성인용품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의문을 갖고 있었다.

A업체명과 동일한 이름의 리얼돌 제작사 홈페이지가 존재한다. 홈페이지 소개를 보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대한민국 성인용품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만들기 위해 설립됐다’고 명시돼 있다.

이 홈페이지에는 ‘중국 C와의 긴밀한 사업제휴 관계’를 맺었다는 문구가 있는데, 월드컵경기장의 마네킹이 착용하고 있던 응원도구에도 C사의 이름이 써 있다. 

또한 서울이 A와 별개의 업체이며 ‘BJ 관리 업체’라고 설명한 B 업체의 유튜브 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성인방송이 아니라 출연자들을 캐릭터화한 성인용품을 홍보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B와 ‘A 스퀘어’의 로고를 나란히 게시한 영상도 있다. ‘A 스퀘어’의 로고는 ‘A’의 로고와 디자인이 동일하다. 이는 A와 B가 밀접한 관계가 있거나 같은 회사임을 보여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B사 유튜브 캡처, A사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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