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더 짧아진 올해 K리그, 매 라운드가 소중하지만 모든 경기를 속속들이 알 수는 없다. '풋볼리스트'가 라운드마다 한 매치업을 골라 사전 정보부터 사후 분석까지 떠먹여 드린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개막이 무기한 연기됐던 K리그가 8일 저녁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의 경기를 시작으로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하루 뒤에는 인천유나이티드와 대구FC가 흥미로운 맞대결을 펼친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에서 '풋볼리스트'가 고른 경기는 9일 오후 4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인천과 대구의 격돌이다.

# 주목한 이유: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앞장서 극복한 그들

코로나19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두 팀의 맞대결이다. 대구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돼 국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인천은 K리그1 12개 팀 중 가장 먼저 시범경기를 가지면서 개막 준비에 앞장섰다.

돌풍의 팀 대구와 간신히 강등을 면한 인천의 지난 시즌 모습은 딴판이었다. 그러나 성적의 이면에는 공통점도 많다. K리그를 대표하는 시민 구단이다. 에이스 역할을 하는 확실한 외국인 선수, 최근 몇 년째 시달리고 있는 개막전 징크스,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올 시즌을 맞이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 홈팀 인천: ‘포백→스리백’ 변신, 수비 호흡 어떨까?

인천은 올해 감독이 확정되기 전부터 스리백을 염두에 두고 선수단 구성에 나섰다. 더 안정적인 생존을 위해 수비 안정화가 필수라고 판단했다. 2월 초가 돼서야 지휘봉을 잡은 임완섭 감독도 스리백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스리백 위주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한 뒤였기 때문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새로운 스리백은 인천의 올 시즌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다. 지난 시즌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줬던 부노자는 부상 중이다. 김정호, 문지환, 김연수, 양준아 등 새로운 조합으로 센터백을 꾸려야 한다. 물론 그동안 연습 경기를 통해 호흡을 맞췄지만, 실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임 감독은 수비 전술만큼은 호평을 받고 있는 인물로, 지난 시즌 안산그리너스를 K리그2 최소 실점 2위로 이끌었다. 감독 선임이 늦어진 탓에 당초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으나, 코로나19로 개막이 연기되면서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 대구전은 스리백의 첫 시험이다. 새로 단장한 수비가 세징야, 에드가, 데얀 등 대구의 화려한 공격진을 버텨내야 올 시즌 희망이 보인다.

# 원정팀 대구: ‘대 헤아’ 조현우는 없다, 수비 조직력을 높여라

대구는 올 겨울 선수단 변화가 컸다. 세징야를 지켜냈지만, 주장이었던 한희훈이 광주FC로 이적했고 수전 수문장 조현우는 자유계약 신분으로 대구를 떠나 울산현대에 둥지를 틀었다. 간판스타였던 조현우의 이탈은 2020시즌 대구가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공백을 메우기 위해 최영은과 이준희가 경합한다.

인천과의 첫 경기는 최영은이 선택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은은 2018년 프로에 데뷔한 선수로, 오랫동안 '조현우의 장기적 대체자'로 인정받아 왔다. 2018년에는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몸살을 이유로 빠진 조현우를 대신해 수중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치명적인 실수를 해 퇴장을 당하는 오점을 남겼다. 이 경기가 지난 시즌 최영은이 출전한 유일한 경기다. 

이병근 감독대행은 3-4-3 포메이션을 기본 틀로 이번 시즌을 운영하되, 데얀이 합류한 만큼 투톱 등 전술 변화를 가져가겠다고 했다. 데얀까지 가세한 대구는 세징야, 에드가, 김대원 등 화려한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다. 누가 나서도 한방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다득점을 하더라도 많은 실점을 내주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최영은의 활약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최소실점 2위가 조현우 덕분은 아니었음을 올 시즌 증명해보여야 한다.

# VS: 무고사와 세징야, 양 팀 에이스의 맞대결

K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공격수가 격돌한다. 대구의 세징야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개인전술이 뛰어난 선수다. 세징야의 잔류는 대구 입장에서 새로운 영입보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지난 시즌 15골 10도움을 기록했는데, 25개 공격포인트는 K리그1 1위였다. 데얀과 에드가, 또는 김대원과 에드가가 투톱을 이루고 세징야가 그 뒤에 서서 화력을 더할 가능성이 높다.

무고사의 어깨는 더 무겁다. 인천은 지난 시즌 33득점으로 K리그1 12개 팀을 통틀어 최소 득점 2위를 기록했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14개(5위)를 무고사가 터뜨렸다. 3-5-2를 주 포메이션으로 활용하는 인천은 무고사를 최전방에 두고, 케힌데, 송시우, 이준석 등이 투톱 파트너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 비해 공격진의 무게감이 부족하지만, 무고사에게 양질의 패스가 전달된다면 인천 공격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

# 주목할 포인트: 한 팀은 개막전 무승 징크스 깬다

두 팀 모두 최근 개막전에 유독 약했다. 대구는 최근 4시즌 연속 개막전에서 1무 3패로 승리하지 못했고, 인천은 4무 3패로 7시즌 째 개막전 승리가 없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코로나19여파로 인해 경기 수가 27라운드로 축소된 만큼, 한 경기의 결과가 주는 타격이 더 크다. 첫 단추를 만족스럽게 꿰지 못한 팀은 지긋지긋한 개막전 무승 징크스를 이어가는 동시에, 전반적인 시즌 운영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두 팀의 최근 5경기 전적은 인천이 1승 1무 3패로 열세다.

글= 유지선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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