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드디어 K리그 개막이 성큼 다가왔다. 그 누구보다 이날을 기다려 온 K리거들이 이번 시즌 가장 꺾고싶은 선수를 한 명 골라 '릴레이 선전포고'를 한다.

김보경은 늘 자신만만하다. 자신감은 실력에서 비롯된다. K리그 실전에서 플립플랩과 같은 화려한 기술을 구사할 줄 아는 선수이자, 지난해 우승팀 소속이 아니었음에도 MVP를 수상했으니 자신을 가질 만하다.

이번에 김보경이 쉽게 꺾을 수 있다고 자신한 선수는 박용우다. 작년 울산현대 동료였지만 김보경은 전북현대로 이적했고, 박용우는 상주상무로 입대하면서 둘 다 팀이 달라졌다. 박용우는 김보경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지만 김보경의 생각은 다르다.

 

- 김태환의 공개 도전장을 받았다. 사석에서 ‘보경이 너 경기 중에 가까이 오지 마라’라고 했다던데, 이번엔 공개적으로 해 버렸다

“같은 편일 때는 김태환의 거친 부분이 긍정적으로 보였는데 이제 다른 팀이 되니까 좋게 보이지 않는다. ‘내 쪽으로 오지 마라’라는 말은 거칠게 하겠다는 것 같은데 난 머리를 쓰겠다. 거친 플레이가 들어오기 전에 영리하게, 공을 빨리 처리하겠다. 날 거칠게 다루는 것조차 불가능하단 걸 보여주겠다.”

 

- 이사를 못 해서 울산에 갈 때마다 김태환을 만난다고 했는데

“그건 지난번 인터뷰 때다. 그새 이사했다. 이제 전북 선수들이 많이 사는 전주 에코시티 쪽에 집을 구했다. 김태환 만날 일? 경기장 말고는 없다. 사적으로요? 경기장에서 내게 어떻게 하는지 보고 만나줄지 결정하겠다. 태환이가 은근히 날 애정한다. 안 좋아하는 척 하면서 내 연락을 기다리고, 밥 먹을 때 빼놓으면 삐친다.”

 

- 김태환이 지목해 준 덕분에 김보경과의 전화 인터뷰를 최근에만 두 번 갖게 됐다. 그새 축구 없는 생활에 좀 익숙해졌나

“초반에는 컨디션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이것조차 익숙해졌다. 경기는 안 하지만 컨디션 조절이 오히려 몸에 뱄다. 늘 70~80%로 유지하다가, 시즌이 또 미뤄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60%로 낮추고. 그런데 볼 감각이 떨어지는 건 어찌할 방법이 없다. 자체 연습경기로 최대한 유지하려 해 보지면 실전과는 다르니까. 아마 시즌 들어가고 한두 경기 정도 해 봐야 올라올 것 같다.”

 

- 해외 선수 중에는 시즌 재개 날짜가 정해지면 짧은 전지훈련 같은 게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선수도 있다

“그런 리그, 그런 선수도 있을텐데 우린 몸을 겨울부터 너무 올리고 있다. 오히려 좀 풀어야 한다. 빨리 경기 하는 게 제일 좋다.”

 

-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선수들의 방법은

“대단한 비법은 없고 나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되도록 훈련장과 집을 오가며, 전주 밖으로는 나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모든 선수들이 가까운 지역에 머물러줬으면 좋겠다.”

 

- 다음 선수를 지목해 달라

“머리를 아주 싹 밀고 군인이 돼 있는 박용우 선수를 골랐다. 박용우가 군으로 떠나면서 내게 한마디 했다. ‘보경이 형과 다른 팀에서 경기하게 되면 아예 공을 차지도 못하게 해야지. 밀착마크할거야’라고. 형이랑 한 팀이라는 게 얼마나 좋았는지 느끼게 해주겠다.”

 

- 박용우 선수가 김보경을 좌절시킬 만큼의 수비력을 갖고 있다고 보나?

“가지고 있지 않죠. 박용우가 원래 일단 말부터 질러놓고 수습하는 스타일이라 그런 소리를 한 것 같다. 상주는 또 문선민도 가 있다. 개인적으로 문선민과 동료로 뛴 적이 없는데, 같이 뛰어보고 싶은 선수 중 하나다. 내가 전북으로 오자마자 문선민이 입대하면서 엇갈렸다. 상주 에이스가 될 걸로 예상한다. 전북 수비수들이 문선민을 잘 막아줄 테니, 박용우와 반대로 ‘전북에 있을 때 내가 이렇게 편했구나’라고 느끼게 해 주겠다.”

 

▲ 꼭 꺾고 싶은 K리거는?

김태환(울산) → 김보경(전북) → 박용우(상주)

 

글= 김정용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