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드디어 K리그 개막이 성큼 다가왔다. 그 누구보다 이날을 기다려 온 K리거들이 이번 시즌 가장 꺾고싶은 선수를 한 명 골라 '릴레이 선전포고'를 한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됐다. 울산현대의 김태환은 ‘절친’ 김보경(전북현대)과의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울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김보경, 믹스, 김승규, 박용우 등 지난 시즌 핵심 멤버들이 대거 떠났다. 그 자리를 이청용, 조현우, 고명진, 윤빛가람으로 메워 다시 한 번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중에서도 ‘MVP 수상자’ 김보경의 이탈은 팬들에게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김보경은 지난해 K리그 시상식에서 "2등은 기억되지 않는다지만, 모두가 우리 울산을 기억하지 못해도 좋다. 울산 선수들과 팬들은 기억해야 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김보경은 앞서 '풋볼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태환이가 '내 쪽으로 오지 마라'라고 하더라. 그래서 안 가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역시나 김태환이 지정한 '선전포고' 대상은 김보경이었다. 김태환은 “시상식 자리에 함께 있었는데, 보경이의 발음이 좋지 않아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들리지도 않았다”며 일단 '디스'로 시작했다.

“보경이는 어렸을 때부터 알던 친구다. 대표팀에 오가면서 만나고, 또래다보니 더 친해졌다. 덕분에 경기장에서 함께하며 즐겁게 뛰었다. 올 시즌도 보경이와 울산에서 함께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울산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오른쪽 측면에서 서로의 장점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파트너였다. 빠른 스피드로 오버래핑하는 라이트백 김태환, 센스 있는 윙어 김보경의 조화가 시원시원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직접 골을 합작하기도 했다. 

“이적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쉽지만 그 부분에 대해선 보경이를 응원해주고 싶다”던 김태환은 “하지만 맞대결을 한다면 어쩔 수 없다”며 웃었다. 공교롭게도 김보경이 간 팀은 라이벌 전북현대다. 우승을 위해 서로 정면대결을 벌여야 한다.

김태환은 “모든 팀을 이기고 싶지만 지난 시즌 아쉽게 우승을 뺏겼던 전북에는 절대 패하고 싶지 않다. 보경이와 맞대결에서도 밀리고 싶지 않다”면서 “보경이는 전북에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더라. 일단 전북에서 잘했으면 좋겠다. 다만 우리와 경기할 땐 조심하길 바란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애정 어린 경고를 보냈다.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누군가 부상, 징계 등으로 이탈하더라도 각 포지션마다 대체할 자원이 많아졌다. 올 시즌 울산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는 김태환은 “지난 시즌 우승이 좌절됐던 최종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보면서 마음이 굉장히 아팠다. 하지만 아픈 경험을 통해 울산이 더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끌려가는 경기는 무승부로, 비기고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다시 한 번 K리그 베스트 수비수로 선정되고 싶다”며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고 했다.

글= 유지선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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