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안정환을 페루자에서 방출했던 루치아노 가우치 전 구단주가 ‘이탈리아세리에A 사상 가장 이상한 인간’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영문 세리에A 뉴스 사이트 ‘풋볼이탈리아’의 리비오 카페로글루 킬럼니스트는 세리에A 과거를 회상하는 ‘가우치가 안정환을 해고했을 때’라는 글을 실었다. 가우치 구단주는 마우리치오 참파리니, 마시모 첼리노 등 세리에A의 유명한 괴짜 구단주보다 더 이상한 사람으로 꼽혔다.

당시 가우치 구단주의 대표적 기행은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 알사디 카다피를 영입한 것이다. 또한 여자 선수를 남자 팀에 등록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불발됐다.

그중 가장 악명 높은 기행이 안정환 퇴출이었다. 안정환은 대우(현 부산아이파크)에서 페루자로 임대 이적해 뛰고 있었다. 안정환에 앞서 나카타 시데토시가 세리에A에서 좋은 활약을 하며 일본인들이 세리에A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페루자는 안정환을 통해 전략상승과 아시아 마케팅을 모두 달성하려 했다.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안정환이 이탈리아 상대로 골든골을 넣은 뒤 가우치 구단주의 본격적인 기행이 시작됐다. 가우치 구단주는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페루자에 다시는 발을 들일 수 없을 것이다. 이탈리아 상대로 뛸 때만 잘 하더라. 나는 국가주의자다. 이탈리아 축구를 침해하는 자에게 줄 연봉은 없다”라고 공개 선언했다.

가우치 구단주가 안정환을 퇴출시키려는 시도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세르지 코스미 감독은 안정환이 ‘풍부한 잠재력’을 지닌 선수이므로 내보내지 말라고 요청했다. 거스 히딩크 당시 한국 감독은 가우치 구단주의 행태가 “유치한 짓”이라고 했다. 그러나 가우치는 “안정환은 한국 축구가 이탈리아보다 낫다고 하던데, 우리가 사랑으로 감싸줬건만 우릴 공격했다”며 뜻을 꺾지 않았다. 페루자는 한참 늦은 뒤에야 3년 계약을 제시했지만 이미 무의미한 시점이었다.

가우치는 올해 2월 사망했다. 이 칼럼은 가우치가 괴팍할 뿐 아니라 선구적인 행동도 했다며 남자팀에 여자 감독을 선임한 일도 소개했다. 그러나 가우치 하면 떠오르는 건 이탈리아에서도 안정환 방출뿐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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